<기고> 등산로 입구 인화물질 보관함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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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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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소방서 교육홍보담당 소방위 여일권

(사진=군포소방서 교육홍보담당 소방위 여일권)
내가 20살에 처음으로 담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항상 주머니 속에는 담배와 라이터가 함께 했으며, 산을 좋아하는 나는 그렇게 산 정상에 올라 바위에 걸터앉아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깊게 담배연기를 들이마시곤 했다.

나만의 즐거움을 따라 산에서 잦은 흡연과 때론 정해진 곳이 아닌 장소에서 취사까지 했으니, 그 당시만 해도 화재가 얼마나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지 나는 거기까지 미처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소방공무원으로 근무를 하던 2005년 4월 4일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국가재난선포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화재진화를 위한 소방력이 동원됐으며 내가 근무하던 소방서에서도 펌프차와 물탱크차를 지원 출동했던 경험이 있다.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산림 150ha와 건물 38개동이 불탔으며 33세대 9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불은 순간 최대 풍속 32m의 강한 바람을 타고 5일 오전 7시쯤 7번 국도를 넘어 낙산사 옆 송림으로 옮겨갔으며 그 광경은 과히 불기둥이라 할 수 있었고, 오후 3시반쯤 낙산사 서쪽 일주문을 태운 뒤 대웅전까지 번졌다.

보타전, 원통보전(圓通寶殿)과 이를 에워싸고 있는 원장(垣墻·시도유형문화재 제34호),홍예문(虹霓門·시도유형문화재 제33호) 등 목조 건물과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 동종’도 불에 탔다. 우리 후손들에게 길이 남길 유산을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 재앙을 국민 모두는 기억할 것이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지세(地勢)·급수·장비·인원동원 등 여러 가지 악조건 때문에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진화하기가 어려워 넓은 면적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아서 사전 예방조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산불화재의 특징은 산림, 구조, 지형, 기후상 산불화재의 개연성이 높으며, 산림이 울창하고, 가연성 낙엽이 많이 쌓여있으며, 산지의 경사가 급하고, 기복이 많기 때문에 연소 진행속도가 빨라서 화재가 급속히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봄철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실효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는 일수가 많으며, 건조한 날씨로 인하여 낙엽들이 바싹 말라있기 때문에 조그마한 불씨라도 가해지면 순식간에 번져나간다.

이러한 산림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입산자들의 마음가짐과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입산할 때는 화재의 원인이 되는 라이터·성냥, 담뱃불, 버너 등은 절대 소지하지 말아야 하며, 특히 담뱃불로 인한 실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 순간의 실수로 소중한 산림자원이 소실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산림화재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더욱 요구되며, 등산로 입구에 설치되어있는 인화물질 및 화기 보관함에 입산자 스스로가 소지한 화기를 보관하여 화재요인이 사전에 제거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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