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약 메트포르민, 암치료 효과도 탁월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2형(성인)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메트포르민이 일부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헬스데이 뉴스 보도를 보면 메트포르민 투약이 전립선암과 췌장암 발병을 억제한다는 연구논문 두 편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캐나다 토론토의 암전문 의료기관인 프린세스 마거리트 병원에서 근무하는 앤서니 조슈어 박사는 전립선암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메트포르민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점을 밝혀 이 중 한 연구논문에 실었다.

조슈어 박사는 시험참가자에게 전립선암 진단 후 전립선 절제수술 전까지 평균 41일 동안 하루 3번 베트포르민 500mg이 투약했다. 초기 조직검사와 절제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를 비교해 보니 암세포 증식이 억제됐다. 게다가 혈당, 인슐린성장인자, 체질량지수(BMI)도 감소했다. 박사는 암세포 증식이 억제된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전립선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혈중 인슐린이 감소한 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 대학 M. D. 앤더슨 암센터 연구진은 또 다른 연구논문에서 당뇨병과 췌장암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 302명을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이 중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117명이 다른 환자보다 생존기간이 길었다. 2년 후까지 생존한 환자는 메트포르민 그룹이 30%이다. 대조군은 15.4%였다. 평균 생존기간도 메트포르민 그룹은 15개월로 대조군(11개월)보다 길었다. 이는 사망위험이 32% 낮다는 의미다.

메트포르민이 시험관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간암, 구강암, 흑색종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 바는 있지만 임상시험에서 항암효과가 입증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