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보아오포럼에는 국가지도자급 인사들이 참석해 왔다. 2009년에는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가, 2010년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2011년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참석해 각각 개막연설을 했다. 이번 보아오포럼에는 차기총리로 확실시되는 리커창 부총리가 참석했다.
우선 리 부총리는 1일 보아오포럼 참석차 하이난다오(海南島)를 찾은 우둔이(吳敦義) 대만 부통령 당선자를 만나 양안관계를 협의했다. 리커창 부총리는 “양안동포는 중화민족이며 양안경제는 중화민족경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우둔이 당선자가 “중화민족의 번영과 염황(炎黃)자손의 성세를 이어가자”고 화답하는 등의 화기애해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자리에서 리커창은 "양안경제협력이 중화민족과 중화민족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지속적인 협상으로 양안투자보호촉진협정을 최대한 빨리 서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투자보호협정 체결은 그동안 대만 측이 강력히 원해 왔던 사안이다. 이어 리 부총리는 “중국과 대만의 통화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양안간의 은행, 증권, 보험 등에 관리감독합작기구를 완비하며, 양안산업간의 협력을 통해 산업구조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튿날인 2일 리커창 부총리는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 정부는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중심으로의 경제성장 모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입을 확대해 아시아권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리 부총리는 "이를 위해 중국이 재정ㆍ세제ㆍ금융ㆍ가격ㆍ소득분배ㆍ국영기업 등 여러 부문에서 전방위 개혁을 통해 내수 중심으로의 성장 모델 전환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개혁ㆍ개방을 가속화해나가겠다"고 말해 차기 국정운영 책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또 중국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불공정 무역 비난, 시장경제 원칙 촉구 등을 의식한 듯 중국은 모든 경제 부문에 시장의 원리를 도입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리 부총리는 “내ㆍ외자 기업이 중국에서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예측 가능한 시장과 법률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전념하겠다"며 전향적이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개막식에 앞서 중국 정관계 인사와 기업인, 학자 등을 초청해 ‘사회적 기업의 이해-이슈와 도전’을 주제로 한 조찬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최회장은“급속한 경제성장에 수반되는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구조와 경제발전 경로 등이 한국과 유사한 중국에서도 SK식 사회적 기업 모델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중국 내 SK의 파트너 기업들이 필요로 한다면 SK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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