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슬림 회장이 지난 7일과 8일 삼성미술관 '리움'과 '플라토'를 잇달아 관람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리움'을 안내하는 모습. |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최대 부호, 멕시코 텔맥스텔레콤 카를로스 슬림 회장의 '미술 사랑'이 화제다.
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카를로스 슬림 회장은 지난 8일 오귀스트 로댕의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을 상설전시하고 있는 삼성미술관 '플라토(舊 로댕갤러리)'를 관람했다. 삼성미술관 '플라토'는 국내 최초 로댕 작품 상설 전시 공간이다.
슬림 회장은 로댕의 열렬한 애호가였던 작고한 부인과 함께 380여점의 청동 조각과 예술작품들을 수집한 세계 최대의 로댕 작품 개인 소장자이기도 하다.
이날 플라토를 방문한 슬림 회장은 "본인도 소장하지 못한 로댕의 '지옥의 문'이 서울 시내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라며 "로댕의 후기작 '대성당'을 모티브로 한 '플라토'건축공간이 '지옥의 문'·'칼레의 시민' 두 명작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옥의 문' 작품 속에 '생각하는 사람'등 개별 인물상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7일에는 삼성미술관 '리움'을 방문했다. 슬림 회장은 관람하는 내내 마리오 보타·장 누벨·렘 쿨하스 세 작가가 디자인한 '리움' 미술관 건축물과 전시된 소장품을 관심있게 관람했다.
특히 이날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안내를 맡아 한국 미술의 우수성 뿐 아니라 삼성이 '리움'을 개관하게 된 배경과 소장품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로댕의 청동 작품을 좋아하는 슬림 회장은 리움의 금속공예실에서 한국에 언제 청동이 도입되었는지 등을 세세히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슬림 회장은 지난 1999년 작고한 부인 소우마야(Soumaya)와 함께 미술을 감상하고 수집하며 예술에 눈을 떴다. 그는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작품의 최대 개인 소장자이자 소우마야 미술관(The Museo Soumaya)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1994년에는 부인의 이름을 딴 소우마야 미술관을 개관했다. 지난해 2월에는 7000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사위인 시코 건축가 페르난도 로메로(Fernando Romero)의 디자인과 오브 아럽(Ove Arup)·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설계로 멕시코 시티 폴란코 지역에 새 미술관을 개관했다.
로댕의 청동 작품을 연상시키는 소우마야 미술관의 외관은 1만6000개의 육각형 알루미늄판의 은빛 구름 모양으로 넓이 1만6000 제곱미터에 6개의 전시실을 두고 있다.
소우마야 미술관의 소장품은 6만4000여점에 이른다. 다빈치 화파·르느와르·고흐·마티스·모네·피카소·달리 등 15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유럽 예술가의 작품과 식민시대의 동전·종교화·디에고 리베라 등 멕시코 대표작가의 작품 등이 포함돼 있다.
슬림 회장은 새 미술관을 "멕시코시티의 '인문주의적인 자산'을 늘리고자 한 시도"로 평하며 "유럽의 명작들을 감상하고 싶지만 유럽으로 여행할 수 없는 수많은 멕시코인들을 위해 멕시코에 유럽의 수준 높은 콜렉션을 소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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