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에서 고착화돼 있는 영남과 호남의 지역구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후보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선전을 보이면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 도전장을 내고 당선을 위해 뛰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광주 서구을), 정운천(전주 완산을) 후보와 영남에서 출사표를 던진 민주통합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지역구도 타파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여론의 중심에는 광주에 새누리당을 간판으로 유세를 펼치고 있는 이정현 후보가 있다.
지난 18대 국회 내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변인격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의 입’으로 불린 이 후보는 ‘적진’이자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지역인 광주에서 자신이 새누리당 소속 의원임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 6일 이전까지 조사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같은 지역의 야권 단일 후보인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며 혼전 중이다.
다만 “인물은 괜찮지만 당직이 걸린다”는 지역 민심 여론이 선거 당일 어떤 결과로 반영될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주 완산을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 역시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선전 중이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전북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정 후보는 선거 초반엔 야권 후보보다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일 지역언론인 새전북신문-한길리서치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5.7%를 기록, 민주통합당의 이상직 후보(31.5%)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야권의 표를 양분하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와의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원한 여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 도전장을 던진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의 선거 결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의 최고위원 출신이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의 대표적 경제통 의원이자 3선의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에 맞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3일 문화일보-R&R 여론조사에서 39.3%(이한구) vs 23.9%(김부겸)로, 선거 초반 30%포인트 가까이 나던 차이를 10%포인트대로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이전까지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긴 하나 젊은층을 중심으로 김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결과는 쉽사리 단정지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통합당 김 후보와 함께 부산의 문재인(사상)·문성근(북강서을) 후보와 경남의 김경수(김해을) 후보 역시 여권의 텃밭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이번 총선이 지역구도 타파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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