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발표된 CSA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22일 치러지는 대선 1차 투표에서 프랑스 대선에 출마하는 10명의 후보 가운데 올랑드 후보가 29%의 지지율을 획득해 사르코지(24%)를 앞지르고 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은 1차 투표에서 17%의 지지율을 획득할 것으로 조사됐으며 급진좌파인 장 뤼크 멜렌숑 좌파전선 후보와 중도정당인 민주운동의 프랑수아 바이루는 각각 15%와 10%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달 6일에 치러지는 결선투표에서는 올랑드 후보가 58%의 지지율을 얻어 42%의 사르코지를 비교적 큰 격차로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랑드가 막강한 대선후보로 부상하며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이후 17년만에 좌파 정권이 부활할지 주목되고 있다. 보수 진영 인사들까지 올랑드 지지의사를 밝혀 사르코지를 당혹시키고 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같은 당소속 사르코지가 아닌 올랑드를 지지하겠다고 나섰다. 또한 시라크 정부에서 문화장관을 지낸 장자크 아야공, 코린 르파주 전 환경장관, 브리지트 지라르댕 전 해외영토장관도 16일부터 잇달아 올랑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프랑스 경제학자 42명은 지난 18일 르몽드에 올랑드의 경제정책을 지지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사르코지는 △대기업 감세 △의료보험 지출 동결 △공무원 절반 감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때 사르코지는 지난달 남부 프랑스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을 처리하며 올랑드를 앞지르기도 했지만 재차 약세로 돌아선것. 사르코지는 경제 정책과 이민자 문제를 놓고 막판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올랑드는 사르코지와 달리 긴축 대신 성장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 지출을 늘려 서민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하고 부족한 자금은 부유세로 충당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올랑드가 당선되면 그동안 독일과 프랑스가 주장했던 긴축 중심의 구조적 개혁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랑드가 두각을 나타내자 금융 시장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부유세와 복지 회복 등을 주장하는 올랑드 후보가 당선되면 어려운 프랑스 경제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남부 주변부 국가와 같은 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즈(NYT) 17일 전했다. 현재 프랑스는 10%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경기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의 우려는 당연하다. 지난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5.2%로 독일(1.0%)은 물론 이탈리아(3.8%)보다도 높다.
투자자들은 결국 유럽의 자금경색 문제가 재발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독일 증권거래소인 유렉스는 지난 16일 프랑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헤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을 거래하기 시작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대선이 끝나는 대로 현재 최고등급 ‘AAA’인 프랑스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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