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3국 대미 협상 성적표는…실속 챙긴 日, 희망의 中, 우는 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이 한·일·중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어가면서 동북아 3국의 수출 전망이 엇갈린다. 실속을 챙겼다는 일본, 긍정적 방향으로 진행 중인 중국과 달리 한국은 주력 수출 품목의 유리한 수출 조건을 수성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잇따른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일본은 동북아 3국 중 가장 먼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도장을 찍었다. 미국은 일본에 기존안보다 10% 낮은 15% 관세를 부과하고 일본은 대미 투자를 5500억 달러로 대폭 늘렸다. 또 일본이 가장 공을 들였던 자동차 관세를 15%까지 낮췄다. 대신 쌀을 비롯해 일부 농산물과 자동차 등 미국 제품의 수입을 확대하기로 협의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번 협상을 두고 실속을 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킬 것은 지킨 다음에 미·일 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추진해왔다"며 "농업을 희생하는 것은 들어있지 않다"고 자평했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 휴전' 상태다. 양국은 28~29일 이틀에 걸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실시했다. 협상 결과 상대국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를 90일간 추가로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양국은 당분간 미국의 상호관세 24%와 중국의 반격성 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중 3차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를 두고 "우리는 중국과 잘 되고 있다. 난 이게 매우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중국과 매우 공정한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트럭뿐 아니라 쌀과 소고기를 제외한 농산물 등에서 FTA를 통해  완전한 시장개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의 관세는 15%로 인하됐으나 직접 경쟁국인 일본(15%)보다 낮은 관세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당초 미국은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해왔으며 이번 협상에서 관세를 12.5% 인상, 15%의 관세를 매겼다. 인상 폭을 고려할 경우 한국의 자동차 수출 관세는 12.5%를 부과하는 것이 합당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한국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하반기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악조건 속에서 선방했지만 자동차 등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진교 GS&J 연구원장은 "유럽연합, 일본보다는 우리나라의 협상 결과가 더 나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 관세 12.5%까지 달성했다면 베스트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패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전에는 한·미 FTA로 인한 2.5%포인트의 베네핏이 있었는데 이것이 없어지고 (교역 조건이) 다 동일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전략연구실장도 "직접적인 경쟁 대상국과 1%의 차이라도 있으면 (수출시) 어려운 부분이지만 상호관세 15% 부과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면서도 "한·미 FTA를 체결해 관세가 없던 상황에서 이에 대한 고려가 없이 관세가 부과되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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