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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고졸 공채 면접위원들 눈물 흘린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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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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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첫 그룹 고졸공채 700명 선발<br/>원기찬 부사장 "어려운 환경 극복한 모습에 감동 많이 받았다"<br/>학력위주 사회 분위기 개선을 위해 그룹 고졸공채 지속 방침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어머니는 어릴 때 가출했답니다. 그 후로 바다에서 거의 생활하는 어부인 아버지, 투병 중인 할아버지와 줄곧 살았죠. 그런데 면접 이틀 전에는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셨다는군요. 입사하고 싶다는 의지로 상중에 면접장을 찾은 학생을 보면서 면접위원들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이 그룹 주관 첫 고졸공채 과정에서 일어난 감동 스토리를 전했다.

원기찬 부사장은 9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모습에 면접위원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일할 기회를 주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그룹은 그룹 내 첫 번째 고졸공채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삼성은 올해 고졸공채로 6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소외계층과 어려운 여건의 학생들에게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100명을 증원한 700명을 선발했다.

이번 고졸공채 합격자를 살펴보면, 전국 290개 고등학교 출신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합격자는 상고 출신 420명, 공고 출신 220명, 마이스터고 출신 30명을 포함해 전문계 고교에서 670명이 선발됐다. 인문계 고교 출신도 30명이 합격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방 고등학교 출신이 360명, 수도권 고교 출신이 340명 채용됐다. 직군별로는 사무직 410명, 소프트웨어직 150명, 엔지니어직 140명이었다.

특히 이번에 처음 선발한 소프트웨어(SW)직군에서 고졸 출신 지원자들의 역량이 발휘됐다. 소프트웨어직군은 지원자가 가장 자신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주어진 과제의 알고리즘을 직접 구현하고 면접위원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SW 역량을 평가했다.

원 부사장은 "전반적으로 면접장까지 온 지원자들의 20%는 대학 졸업 후 지원을 한 사람보다 더 나았다"며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은 현장에 바로 투입해도 될 정도로 실무적 측면에서는 우수한 역량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SW 직군 입사자의 경우 입사 전에 별도교육을 이수한 후에 SW 개발·테스트 등 현장 SW분야에서 근무하게 된다.

채용과정에서 4년제나 전문대 졸업생이 학력을 낮춰서 지원한 경우는 감점요인으로 적용됐다. 원 부사장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고졸로 지원을 하게 되면 직무 배치상 매칭이 잘 안 되고, 입사 후에 불만을 갖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그렇게 했다"며 "다만 본인이 지원서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 별도 확인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입사한 고졸 신입사원은 1급 사원이 된다. 통상적으로 삼성은 고졸에 1급, 초대졸 2급, 대졸에 3급을 부여한다. 원 부사장은 "1급에서 2급까지 진출하는 데 소정의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3년의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삼성은 '발탁' 승진을 적용하고 있어 본인의 역량에 따라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앞으로도 대학에 진학해야만 성공하는 학력위주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그룹 고졸공채를 지속할 방침이다.

원기찬 부사장은 "이번 고졸공채를 진행하면서 학력을 타파하고, 능력 중심의 사회로 가는 희망을 찾았다"며 "학력에 관계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눈길을 더욱 주고, 발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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