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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없이 라운드 중인 외국 골퍼.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장은 늘어나지만 골프비용은 제자리걸음을 걸으며 골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노 캐디제’(셀프 라운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최근 일부 골프장에서 팀당 캐디피를 12만원까지 올리자 ‘이 기회에 캐디를 없애는 것이 어떨까’라는 여론도 일고 있다.
국내 골프장은 외국 골프장과 달리 최근까지도 노 캐디제가 생소했다. 골프장측에서 플레이 진행, 코스 관리, 안전을 우려한 나머지 도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런 불문율을 깬 곳은 제주 에코랜드CC(제주시 조천읍)다. 남부CC 자매 골프장인 이 곳은 2009년 개장 당시부터 ‘캐디 션택제’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원하는 골퍼들은 캐디를 동반하지 않고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가 장착된 2인승 골프카트를 사용할 수 있다. 골퍼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다.
이 곳을 찾는 골퍼들은 “GPS가 달려 있어 캐디 없이도 불편없이 라운드할 수 있다. 비용을 절약하고 캐디 눈치를 보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라고 말한다. 2인승 골프카트 요금은 2만원이다. 4명이 한 팀을 이룰 경우 4만원이다. 캐디를 쓸 경우 비용은 9만원이다. 캐디없이 플레이하면 단순계산으로 5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노 캐디제는 최근 캐디 구인난에 캐디피 인상 추세, 그리고 골프비용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어우러지면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일골프장으로는 국내 최대규모인 전북 군산CC는 이달부터 전체 81개홀 가운데 퍼블릭 18홀(김제· 정읍코스)에 한해 셀프 라운드를 운용중이다. 사전예약을 한 팀에 한한다. 유연진 대표는 “처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골퍼들이 많이 협조를 해 줘 플레이 진행에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골퍼들이 반긴다.”고 전했다.
충북 청원의 떼제베CC도 퍼블릭코스에 한해 셀프 라운드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가을 시범 운영하다가 올해 들어서는 평일에 이어 주말까지도 확대 운용중이다. 이 골프장 역시 골프카트에 GPS를 장착했다. 골퍼들은 이를 통해 앞뒤 팀 위치나 볼에서 목표까지의 거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인근의 실크리버CC(충북 청원)도 지난 3월부터 하루 6팀에 한해 노 캐디제를 시범운용중이다.
골프장 공급이 수요을 초과한 제주 지역 골프장들은 회원에 한해 셀프 라운드제를 적용하고 있다. 라온· 테디밸리· 롯데스카이힐제주· 해비치CC 등이 그런 곳들이다. 휴양지라는 특성상 회원들은 2인 플레이가 많은데다 코스를 잘 알아 캐디 없이도 원활한 라운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수도권의 일동레이크· 광릉CC, 충남 논산의 더힐CC에서도 주중 셀프 라운드를 할 수 있다.
중과세로 인해 골프장 그린피가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일부 골프장들은 캐디 구인난을 들어 캐디피를 인상하고 있다. 렉스필드· 이스트밸리· 해슬리나인브릿지 등 수도권 8개 골프장은 최근 캐디피를 팀당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지방 골프장들도 8만∼9만원이던 캐디피를 10만원선으로 올리는 곳이 늘고 있다. 4월기준 수도권 회원제골프장의 캐디피 평균은 10만6000원으로 2004년의 8만4400원에 비해 25.6%나 올랐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캐디피 인상은 단기적으로는 캐디의 이직을 막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중기적으로는 국내 골프장산업을 더욱 위축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골프장 경영을 위협할 것”이라며 “지금은 골퍼와 골프장 모두 골프비용을 낮추는데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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