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지는 요즘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유일하게 매매 호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4주 만에 다시 하락했다. 정부의 5·10 부동산대책 발표 기대심리로 올랐던 몇주 전과 달리 도리어 대책 발표 후 0.14% 떨어진 것이다.
특히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투기지역 해제 등에도 매수자들은 관망세를 취하고 있는 기색이다. 일주일만에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공급면적 42㎡)는 1500만원이 떨어져 6억7000만~6억9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반면 대치동 은마 아파트(공급면적 102㎡)의 경우 1000만원이 올라 8억~8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5.10대책 발표로 1대 1재건축을 통해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서다.
김지연 부동산1번지 팀장은 “대책 발표 전에 상승세를 보였던 다른 지역과 달리 은마의 경우 대책 전에는 변동이 없었다”며 “1대 1재건축이 발표되자 조합원의 부담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기존 주택면적의 10% 범위 내에서 면적을 증가하는 1대 1 재건축 제도를 10%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1대 1 재건축시 추가 공급되는 가구의 규모도 기존 85㎡ 이하에서 완화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은마아파트를 기존 면적보다 20% 늘려 1대 1 재건축할 경우 사업성이 크게 개선돼 기존의 방식 보다 조합원 부담금이 1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들은 공급면적 102㎡나 112㎡ 모두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현재 102㎡의 경우 8억~8억5000만원, 112㎡의 경우 9억5000만원~9억7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성창부동산 관계자는 “호가는 오르는데 매매 사례는 거의 없다”며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보류시키다보니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신대치공인 대표도 “호가가 3000만원 정도 올랐다”며 “은마아파트가 1대 1재건축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한다고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 보다는 개포주공 호재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은마아파트가 1대 1 재건축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연말 강남구청이 1대 1 방식의 정비계획안을 내놓았지만 조합은 일방적인 발표라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은마 재건축추진위는 아직 어느 방식을 택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인근 삼성공인 대표는 “은마 단지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주민들 다수가 1대 1재건축 보다는 일반 재건축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대세”라며 “단순히 1대 1재건축 기대로 오른 것으로 보기 보다는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에 오른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은마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재건축단지 호가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매수세 마저 5.10대책 발표 후 끊겨버렸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36㎡)의 경우 지난 한주간 1500만원 떨어져 6억7000만~6억9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2차(31㎡)도 일주일새 1000만원 내려 4억3000만~4억3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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