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국제유가 급락에 재고처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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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2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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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 공급가 할인폭 확대… 재고 ‘밀어내기’에 집중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정유업계가 석유 재고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추세라서 기존에 비싸게 사온 원유재고가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가 최근 공급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가격이 내려 국내유가도 내리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최근의 공급가격 인하가 과열되고 있어 주목된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보통 월초에는 공급가격 할인이 적었는데, 패턴을 무시하고 정유사가 이달 들어 경쟁적으로 가격할인에 나서고 있다”며 “재고 밀어내기에 주력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유사가 ‘팔자’에 나선 이유는 최근 국제유가가 떨어져 원유재고에 따른 손실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유사가 원유재고를 소진하는 데는 2~3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지난 3월 120달러대 중초반(두바이유)에 달했던 국제유가가 현재 105달러까지 떨어져 재고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향후 유가가 더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재고를 빨리 소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구매수요는 많지 않아 정유사간 가격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유소 관계자는 “아직 재고가 남아 있고 국제유가도 내리는 상황이라 지금 섣불리 구매할 수 없다”면서 “주유소가 대체로 관망세를 취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향후 국제유가는 더욱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가고 있다. 유영국 KTB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와 유럽 및 중국 수요 둔화, 유럽 재정이슈 등의 유가하락 요인과 함께 (7월부터)이란 제재가 강화되고 유럽 및 중국이 정책적으로 (시장에)개입해 가격이 반등할 여지도 있다”면서 “당장은 유럽위기의 향방을 알기 어려운 가운데 비수기 요인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사의 2분기 실적 둔화는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은 “재고평가 손익 규모를 감안하면 1분기에 거뒀던 수익이 2분기에 빠질 것 같다”면서 “비수이기도 하고 유가도 하락해 2분기엔 (호실적을)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재고처리 목적 외에도 최근 정유사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4위 정유사의 점유율이 급상승해 선두권 정유사가 견제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한쪽에선 정부의 석유수입 활성화 정책에 맞서 정유사가 수입사를 견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수입사도 공격적인 가격할인에 나서며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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