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 http://iit.kita.net)은‘최근 일본의 對韓 투자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의 대한 투자가 28억4000만달러(2011년 2분기~2012년 1분기, 신고기준)에 달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9.8% 늘어난 수치이다. 올 1분기만 보면 전년동기대비 150.3%나 증가했다.
일본의 대한 투자 확대는 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큰 성과를 이루면서 이들 기업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스미토모 화학(터치패널 공급), 덴소(맞춤형 자동차 부품), OSG(절삭공구) 등은 주요 고객인 한국 기업의 최신 제품 개발·생산 과정에서부터 이에 부응하는 부품·소재를 개발·공급하고자 대한 투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사히 카세이, 미츠비시 레이온 등은 대한 투자를 통해 ASEAN, EU, 미국 등 세계 주요 시장과 구축된 한국의 FTA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일본의 대한 투자의 주요 특징은 LED, 터치패널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2차 전지, 탄소섬유 등 첨단 부품·소재에 집중돼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도레이(탄소섬유), 우베코산(휘어지는 디스플레이용 폴리이미드 기판), 알박(한국초재료 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JX닛코닛세키 에너지(GS칼텍스, SK루브리컨츠, SK종합화학 등과 합작), 미츠비시 화학(포스코 켐텍과 합작) 등은 한국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국내 공급은 물론 제3시장으로의 수출도 도모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한국 내 생산 물량을 활용해 일본 본국으로의 수출도 추진해 대일 역조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일본의 대한 투자가 급증한 것은 기업의 경영여건상 한국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엔화에 비해 원화의 환율이 유리하고, 낮은 법인세율과 전력요금, FTA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에서 일본에 앞서고 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엔화 강세, 대지진 이후 전력 수급 불안 등 소위 6중고(六重苦)를 겪고 있다. 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한국을 비롯해 해외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일본 기업의 대한 투자 확대는 국내 업체의 경쟁력 강화, R&D 활성화, 국내 고용 확대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의 명진호 수석연구원은“한EU, 한미에 이어 한중 FTA까지 체결될 경우 대한 투자가 크게 늘고, 한국이 생산 거점화 및 수출 기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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