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잘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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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정성은 고문(전 동풍열달기아 부회장) |
아주경제 김효인 기자= “기아차 공장 진출 후 옌청시는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 같은 대도시를 발전 모델로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02년 동풍열달기아의 자동차 공장 전반의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현대•기아자동차의 정성은 고문 (동풍열달기아 전 부회장)은 위와 같이 옌청(塩城)시를 묘사했다.
그는 “2002년 2공장을 건설할 당시 수많은 도시 중에 옌청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기존 1공장의 인력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었기 때문에 옌청시에 2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며 “이후 옌청시가 공산당과 팔로군의 발원지라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중국인들에게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도시에 공장을 지으면서 중국 내에서 브랜드가치를 높일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이어 “중국 진출 초기 환경의 차이와 기초인프라 시설이 많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옌청시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모든 일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었고 업무 효율과 생산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옌청시는 기업과 관료간에 '소통'이 잘 되는 도시라며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마음 놓고 진출해도 될만한 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옌청시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기업 관계자들 까지 외부 투자기업의 의견을 잘 경청하고 적극 협조해 주면서 전혀 갈등을 빚지 않았다"며 "이것이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라고 말했다.
“2004년 당시 중국에서 차를 출고할 때 차량보호커버를 씌우는 것에 대해 중국 합작 파트너들이 갑자기 반대했습니다. 알고보니 소비자들이 새 차를 살 때, 먼지가 없는 것은 가짜 차로 여긴다는 인식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커버가 없으면 새 차가 손상될수 있다는 점을 기업관계자들에게 설득시키고 특히 차량을 출고할 때 커버를 씌운채 기업광고를 해 실제 매출이 늘자 합작선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정 고문은 마케팅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영업에 성공한 에피소드를 이렇게 소개했다.
동풍열달기아는 이후 옌청시 정부와 현지업체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낙후된 공장시설을 개선시키고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숙련 교육을 강화해 2004년에는‘천리마’ 모델이 준준형 소형차 부문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개가를 올렸다.
중국 진출 기업들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그는 “중국 현지 진출에서 원칙준수와 품질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또 다른 경험담을 얘기했다.
“하루는 한 택시기사가 차량 고장을 이유로 공장 앞에서 시위를 하길래 무상으로 처리해줬다. 그랬더니 다음날 20∼30대의 차량이 몰려왔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정밀검사를 해보니 문제가 있는 차량은 단 1대인 것으로 밝혀져 이후로 품질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높아졌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킨다면 중국에서 사업은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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