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는 유럽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직개편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지성 부회장의 미래전략실장 배치를 통해 조직의 재정비와 함께 기존의 사업영역에서 벗어나는 신성장 분야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소니를 제치고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세계 1위 휴대폰 회사인 ‘노키아’마저 넘어서는 데는 최 부회장의 공이 컸다”면서 “‘글로벌 공격형 CEO’인 최 부회장을 삼성의 ‘컨트롤 타워’의 수장에 전면 배치한 것은 향후 삼성의 전체 조직에서 있을 대대적인 변화를 대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신사업 분야인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역시 향후 삼성 행보의 변화와 그에 따른 조직개편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최 신임 미래전략실장 체제의 성과에 따라 올 연말에 있을 정기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LG그룹 역시 구본무 LG 회장이 직접 챙기는 전략보고회를 통해 그룹 전체의 재도약을 고민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지난 5일부터 전체 계열사 CEO들을 만나고 있는 구 회장은 특히 ‘원천기술 확보’와 ‘그린 신사업’을 화두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전략보고회에서는 기존에 없던 R&D세션을 추가한 점도 새로운 변화에 대한 구 회장의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략보고회가 끝난 뒤 새로운 경영화두 제시와 함께 조직개편도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전략보고회가 끝난 직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삼성그룹의 2인자 교체로 재계 2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행보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서유럽 중심의 현지법인 체제를 동·중유럽 체제로의 변화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다위기의 진앙지인 유럽에 대한 공세는 변함 없다.
PSAㆍ르노ㆍ피아트 등 현지 기업들이 10% 이상 판매량이 하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올 초 세웠던 글로벌 판매목표 700만대는 당초보다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발 위기가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K그룹은 새 수익원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룹의‘세번째 퀀텀점프(Quantum Jumpㆍ대도약)’ 중심축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과 자원개발 사업이 차세대 수익원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 대한 핵심인력 보강와 함께 조직 재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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