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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화가 김원숙 "즐겁게 그린 그림 함께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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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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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만에 한국서 개인전..갤러리현대·두가헌에서 100여점 선봬

갤러리현대에서 5년만에 전시하는 재미화가 김원숙씨가 신작 '그림자 드로잉'시리즈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잠도 설치고 밥 생각도 잘 안 나고 했죠. 전시를 앞두고 늘 도지는 병이에요."

한국에서 5년만에 개인전을 여는 재미화가 김원숙(55)씨는 "일생 계속해온 전시인데, 항상 매번의 전시가 처음 해보는 전시 같다"며 설레였다.

30년째 미국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12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과 두가헌갤러리에서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선보였던 '집 시리즈'와 매일의 일상을 개인의 신화처럼 그려낸 '일상의 신화'등 그의 작업 세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그림자 드로잉'이라는 신작을 발표한다. 가볍고 즉흥적인 드로잉들을 무겁고 심각한 브론즈로 만들고, 그래서 생긴 요술쟁이 그림자가 주인공이 되는 작품이다.

"그림은 삶의 부산물이다. 내게 있어서 그린다는 것은 마음 깊이 남는 애잔한 것들의 기록이다.”

1976년 첫 개인전부터 수 많은 전시를 해온 작업은‘이야기'로 가득하다.

신문기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작가는 어릴 적부터 할머니에게 듣거나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기는 것을 좋아했다. 어른이 되어서는 꾸준히 쓴 글을 모아 수필집을 펴내기도 했다.

홍익대를 졸업한 그에게 작업의 변화는 1972년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유학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미국 화단에 유행했던 색채 추상에 휩쓸렸다. 대형 캔버스 위에 페인트를 붓고 모래를 끼얹는 작업을 하며 학점은 잘 나왔지만 맞지 않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어느날 대학원의 한 교수가 작가가 낙서처럼 그린 그림을 보더니 “이런 그림, 너의 이야기가 가장 너 다운 작업이다”라고 조언했다.

‘창밖에 오는 비’ 같은 것을 그려서 큰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이렇게 감상적인 것이 순수 예술인가?. 의문이 있었던 작가에게 이 말은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현재까지 작가의 작업을 꽃피우는 뿌리가 되었다.

동생 원미의 피아노를 듣다가, 밀린 빨래를 하다 발견한 단순한 일상은 그의 화폭에서 꿈꾸듯 피어났다. 내면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화폭에 담기 시작하면서 편안해졌다.

Overflowing_2010_oil on Canvas_152.5x182cm.

소소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한 작품은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따뜻한 위안과 공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1995년 샤갈, 앤디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유명 작가들이 수상한바 있는 세계유엔 후원자 연맹(WFUNA)의 ‘올해의 유엔 후원 미술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2011년에 그림과 글을 엮어 발표한 수필집 '그림 선물-화가 김원숙의 이야기하는 붓'도 만나볼 수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물론 내 안에도 어두움이나 아픈 과거는 있지만 굳이 그것을 끄집어내 표현해서 관객들에게 괴로움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요. 관객들이 이야기가 있고 기분좋은 내 그림을 걸어놓고 기뻐하는 것이 좋죠.”

미국 블루밍턴에 거주하며 “전시 여부와 관계 없이 종일 놀이하듯 종일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는 "모두 다 즐겁게 그린 것들이고 그 느낌이 보는 이들에게 나누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8일까지.(02)2287-3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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