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무질서한 디폴트(채무 불이행)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긴 어렵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2일부터 3일간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가재정운용계획 공개토론회’에서 국가재정운용계획 총괄·총량 분야 작업반은 이같이 분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 금융시장의 혼란이 여타국가로 전파, 심화
작업반은 17일로 예정된 그리스 총선 이전에 예금인출(뱅크런)이 본격화되고 금융시장의 혼란이 다른 국가로 전파되면서 전 세계로 경제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았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미 큰 손들이 모두 이탈한 것으로 추정되며, 여타 국가의 은행에서도 예금인출이 본격화하고 금융중개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그렉시트까지 치닫게 될 경우 드라크마화가 재도입되고 해외채무 상환부담이 급증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이 줄줄이 파산하게 된다.
이 경우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아일랜드의 유로 탈퇴 우려가 고조되고 스페인·이탈리아 등 대규모 국가의 경제불안이 심화, 전 유럽과 세계로 경제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
이는 유럽 은행들의 GIIPS(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국가에 대한 채권 보유는 유럽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덜 극단적인 시나리오: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
작업반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 가능성에 대한 근거로 ‘유로존 탈퇴는 그리스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고, 그리스 국민의 80%가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고 들었다.
또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및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와 긴축조건 완화에 합의하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다.
작업반은 이 경우에도 그리스의 내부적 구조조정 노력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경제 및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유로존은 세계 GDP의 19%, 세계 금융자산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
IMF는 지난해 유럽에서 무질서한 디폴트 발생할 경우 아시아 신흥시장국의 성장은 0.1~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금융 및 실물 부분을 통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에 대한 유럽연합(EU) 금융기관의 익스포저(위험노출)는 2030억 달러로 전체 외화자금의 29%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교역에서 유로존의 비중은 수출, 수입 각각 7.4%로 크지 않지만 유로존 위기의 영향이 중국 등 여타 지역을 통해 증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업반은 유럽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리스 충격 등 많은 위험요인이 이미 시장상황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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