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및 당원 이중신분으로 투표를 두번 한 사례가 더 있을 것이란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당원들이 대거 시민 선거인단으로 참여해 뭉치표를 행사, 당심을 왜곡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6·9 전대 이중투표 논란에 대해 "두번 투표한 사람이 스스로 말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 가려지게 돼 있다. 이번은 특별히 알려지게 됐지만 더 많은 예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현재는 한명이지만 신고돼 있는 것보다 상당히 많은 수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중투표 사례가 추가로 발견된 것은 없다"고 부인했으나, 당내 선거인단 등록과 관리가 부실했으며 경선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또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당원들이 시민선거인단으로 대거 등록해 모바일 투표로 이해찬 대표에 몰표를 행사했다는 의혹도 점차 불거지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 이해찬 대표가 시민·당원 모바일투표에만 적용된 연령 보정에서 앞서며 김한길 최고위원에 승리를 거두었는데, 모바일 투표에 통합진보당내 젊은 당원 다수가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특히 모바일투표는 투표 방법이 간단하고 익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 선거 결과를 손쉽게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전대를 앞두고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해 통합진보당 지지율에 의해 당선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우호적인 발언을 한 것은 모바일 투표까지 염두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영환 의원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삼국지에서 오나라를 이용해 촉나라를 치는 것 같다"며 "당원의 뜻을 모으기 위한 전대에서 선거연대와 모바일투표로 왜곡된 결과가 나오는 '연대의 역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반대로 손쉽게 모바일로 투표하는 사람들보다는 어렵게 찾아온 현장투표자에게 가중치를 주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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