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형 PF 정상화 포함되지 않은 사업장 "우린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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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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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사업장 27곳..사업비만 75조원 육박<br/>업계 "정상화 대상 포함돼도 강제성 없어 유명무실"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정부가 답보상태에 빠진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구출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어려움을 겪는 PF 사업장의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수많은 PF사업들은 아직도 토지비 납부 및 시행사-시공사간 갈등 등의 문제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 공모형 PF 정상화를 위한 조정위를 구성했다. 공모형 PF사업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같은 공공기관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출자한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가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다.

정상화는 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공모형 PF사업에 대해 전문기관이 조정계획을 작성하고 조정위가 계획안을 수립한 후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 2월 7개 사업이 정부에 정상화를 신청했으며, 지난 3월 파주 운정 복합단지개발·광명역세권 복합단지개발·남양주 별내 복합단지개발·고양 관광문화단지 1구역·경남 마산 로봇랜드 조성 등 5곳이 정상화 대상 사업으로 지정됐다. 이중 3곳에 대해서는 지난 5일 정상화 방안이 나왔고, 다음달에는 나머지 2곳에 대한 조정안도 마련된다.

반면 정상화 대상에서 빠졌던 상암DMC 랜드마크타워의 경우 지난 1일 사업이 무산돼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발주처인 서울시 측은 사업자 서울라이트타워측이 사업계획 변경만 요구하고 토지대금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업자 측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사업을 진행했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가장 힘겨운 부분이 토지대금 납부”라며 “금융권의 PF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요즘 정부가 도움을 줬더라면 무산까진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상암DMC뿐만 아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진행 중인 공모형 PF사업은 27개 총 74조6778억원에 이른다. 이중 정상화 대상인 5곳의 사업비는 약 6조4600억원(8.7%)에 불과하다.

사업비만 28조원에 이르는 용산역세권개발은 발주처와 시행자가 지난해까지 토지비 납부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다. 이후 4000억원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최근에는 1조원 증자안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지난해 말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던 광교신도시 내 복합단지인 에콘힐도 사업성 저하 우려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광교 에콘힐 사업 관계자는 “계약 당시와 시장 환경이 달라져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사들 협의 아래 설계 변경을 진행 중”이라며 “쇼핑몰의 경우 기존 분양에서 임대 운영방식으로, 중대형 중심 주상복합은 중소형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사업은 왜 정상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국토부측은 사업자들의 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토부 부동산산업과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공모형 PF사업을 대상으로 정상화 신청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7곳만 접수했고, 조정위 심의를 걸쳐 5곳이 선정된 것”이라며 “다음달 조정위 회의에서 하반기 2차 모집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조정안의 경우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PFV와 발주처(토지주) 중 어느 한쪽이라도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정상화 대상에서 해제될 뿐 별다른 조치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공모형 PF 조정을 위한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행령 등을 통해 토지대금 중도금 이자 감면 또는 연기 등을 실행토록 해야만 사업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데, 그런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조정안이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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