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현재 시중의 공모펀드는 2400개가 넘고, 한 해에만 쏟아지는 펀드만도 500개 이상이다. 펀드 수가 너무 많다 보니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상품들이 수두룩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이 가장 먼저 신경 쓰는 것이 펀드 작명이다. 톡톡 튀는 이름을 앞세워 상품 출시 초기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하지만 펀드 작명에도 일종의 트렌드가 있다. 한 때 ‘안심’ ‘세이프‘란 이름이 펀드 작명의 한 줄기였다면, 이제는 ’스마트‘가 대세다. 이동통신시장 이상으로 ’스마트‘ 펀드 열풍이 불고 있는 것.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펀드 가운데 ‘스마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펀드 개수는 총 54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펀드를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으로 총 18개의 스마트라는 이름을 사용한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플랜’이라는 이름을 가진 펀드가 무려 15개나 있다. 이 운용사는 지난 19일에 주가연계증권(ELS) 구조를 결합한 ‘스마트디펜스’펀드를 새로이 내놓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 다음으로 스마트라는 이름을 사용한 펀드가 많은 운용사는 한화자산운용이다. ‘스마트웨이브’라는 이름을 가진 펀드가 5개나 되는 등 스마트라는 이름 붙이기에 동참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개, 메리츠자산운용이 4개를 포함해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펀드는 총 53개에 달한다. 실제 숫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스마트가 펀드 이름 작명에 대세로 굳어진 상태다.
과거에만 해도 국내 펀드는 영문으로 된 길고 어려운 이름 일색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쉽고 짧거나 상품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특정 단어가 유행을 타기도 했다. 초반기 대세로 작용했던 단어는 ‘안심’ ‘세이프’였다. 단어 그대로 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작명이었다. 지난 2009~2010년에는 독특한 이름이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상품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칭기스칸’펀드였다.
이밖에도 하이자산운용이 ‘천하제일’펀드, 유리자산운용이 ‘슈퍼스몰뷰티’펀드, 최근에는 키움자산운용이 ’멍텅구리‘ ’작은거인‘ ’승부‘ 등으로 이름을 정한 펀드를 연이어 내놓은 바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칭기스칸’펀드 뒤이어 ‘제갈공명’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부터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이름은 ‘스마트’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편입 비중이나 매수, 매도 타이밍을 조절한다는 의미로 ‘스마트’라는 이름을 붙은 펀드들이 나오면서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의 펀드 불신이 확산되자 자산운용사들이 ‘이전보다 더 똑똑해진 펀드’를 강조하기 위해서 ‘스마트’라는 이름을 지닌 펀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다만 스마트라는 이름이 유행이라고 해서 수익률이 모두 스마트한 것은 아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스마트플랜 1[주혼-재간접]’는 지난 18일 기준으로 1년 성과가 -2.89%에 불과한 상태고, 하나자산운용 ‘하나UBS스마트블루칩바스켓장기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 2[주식]종류A’도 -16.25%의 1년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고객들은 독특한 이름만 보고 선택하지 말고 적어도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 되는 펀드를 고르되 과거 실적 추이가 어땠는지, 대형주가 많이 포함돼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