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해외투자자에 과세움직임… 지속 모니터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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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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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최근 불거지는 인도 세무당국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과세 움직임에 대해 KOTRA(사장 오영호)는 “인도의 보다폰 소급과세 움직임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진행현황과 우리기업들의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세무당국은 최근 일반적 조세회피 방지 법안인 'GAAR'을 도입하고 1962년 4월까지 자본이득에 대해 소급해 과세하기로 발표하면서 인도 내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도 세무당국이 이처럼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는 주요 이유는 보다폰의 허치슨에사르 인수건에 대해서 과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인도 세무당국은 보다폰이 자국내 4위의 통신업체를 2007년 인수하면서 해외거래를 통해 조세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간주했다. “형식보다 실질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가진 인도 세무당국은 보다폰에 22억 달러의 자본이득세를 부과했고, 보다폰은 이에 불복해 인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건에 대해 올해 1월 인도 대법원은 “보다폰의 인도 통신회사 지분 인수는 면세지역인 케이먼군도에서 이뤄졌으며 외국 회사 간에 이뤄진 거래 행위이기 때문에 인도 세무당국이 22억 달러의 세금과 벌금을 소급해 적용하지 못한다” 고 최종 판결했다. 그러자 인도 정부가 이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GAAR과 소급과세 원칙을 들고 나온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을 소급과세라는 방법으로 뒤집으려는 인도 세무당국의 시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인도 정부가 GAAR의 시행을 1년 유예하기는 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인도 정부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무리하게 소급과세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조세 회피처를 통해 인도로 들어오는 편법투자액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FY 2011년 인도에 투자된 FDI 27.2%가 조세회피처인 모리셔스를 통해 투자됐다.

조세회피처를 통한 투자에 과세해 조세정의를 구현한다는 이유 외에 인도의 심각한 재정적자도 또 다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인도 세무당국은 보다폰 및 유사 M&A거래에 대한 과세를 통해 80억 달러의 세수증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정부 재정적자를 제외한 FY 2011년 인도 중앙정부 재정적자는 GDP의 5.8%에 달한다.

보다폰의 인도 투자는 론스타의 스타타워·외환은행 투자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둘 다 해외거래를 통해 세금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도 세법개정을 통해 국내법인에 적용되는 과세기준을 외국계 사모펀드에도 적용토록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보고서는 GAAR의 도입 자체는 비난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인도 정부에 대한 비판은 GAAR의 도입 보다는 소급과세 원칙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인도 정부가 세수확보 및 조세정의 차원에서 향후 세무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리 기업들도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GAAR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우리 기업에 대한 파급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인도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 진출기업들은 인도 정부의 정책방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중장기적 기회에 집중해 인도에 대한 진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KOTRA 시장조사실 박민준 과장은 “인도 특성상 GAAR이 내년에 도입될지의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여서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가 최근 보다폰 사건과 관련 서방언론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인도로 들어오는 FDI는 전년 348억 달러에서 FY 2011년 468억 달러로 34.5%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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