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성적 끌어올리는 ‘3순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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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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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통장 없이 청약 가능해 청약자 몰려<br/>단지 흥행에 일조… 실제 계약은 적어

분양시장에서 3순위 청약이 인기다. 사진은 최근 롯데건설이 분양한 '한강신도시 롯데캐슬' 아파트 모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제공=롯데건설]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분양시장에서 3순위 청약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1·2순위 청약은 미달했다가 3순위에 수요자가 대거 몰리는 것이다. 당첨 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재당첨 금지 조항에 적용되지 않는 등 청약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게 이유다.

청약 미달을 우려했던 건설사들은 3순위라도 청약자가 몰렸으니 '선방'했다고 평가한다. 이러다보니 3순위 청약에 목을 매는 업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실제 계약률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도 사실이다.

◆청약자 3순위에 대거 몰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순위내 청약 마감한 많은 아파트에서 1·2순위보다 3순위에 수요자들이 몰렸다.

지난달 말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의 경우 1135가구 모집에 1~2순위에는 단 36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3순위에 1589명이 몰리면서 평균 1.4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특히 전용면적 99A㎡(61가구)의 경우 1·2순위에 단 5명이 청약했으나 3순위에만 172명이 청약해 최고 3.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99B㎡(88가구)도 1·2순위에서 1명만이 청약했으나 3순위에서 176명이 몰려 2.25대 1의 성적을 나타냈다.

오는 10일 당첨자를 발표하는 광주 첨단2지구 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84㎡B 역시 153명 모집에 1·2순위에서 52명만이 접수했으나 3순위에서 1607명이 몰리면서 청약 마감했다.

대구 이시아폴리스더샵4차에서도 3순위 청약이 강세를 나타냈다. 총 766가구 모집에 1ㆍ2순위에는 428명만 청약했으나 3순위에선 무려 1162명이 몰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롯데건설이 용인 신갈에서 선보인 '기흥역 롯데캐슬 스카이'도 마찬가지. 625가구 모집에 1ㆍ2순위 청약에서 단 6명만이 접수했다. 하지만 3순위에 708명이 몰려 평균 1.14대1로 청약을 마감했다. 전용 84㎡D의 경우 156명 모집에 1·2순위에서는 단 1명만이 청약했으나 3순위에서 303명이 몰리면서 4.2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3순위 인기 "이유 있네"

3순위 청약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도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순위 청약자는 청약통장 없이 100만원 정도의 신청금만 내고 청약했다가 나중에 동·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침체한 주택시장을 감안해 청약통장이 있어도 향후 다른 알짜 물량을 노리기 위해 청약통장 사용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팀장은 "3순위 청약의 여러 장점 때문에 인기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당분간 '3순위 청약 쇼핑'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3순위 청약 선호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3순위 청약 접수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부담 없이 청약한 만큼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며 "3순위에 청약자가 많으면 아무래도 1~2순위 청약자가 많은 단지에 비해 계약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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