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4시10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등대 인근 해상에서 벨리즈 선적의 1701t 화물선 롱샨(LONGSHAN)호가 좌초됐다.
선원 12명을 태운 롱샨호는 철강코일 2160t을 싣고 지난 8일 일본 오카야마현 미즈시마항에서 출발해 제주 남부해역을 지나 중국 광둥성(廣東省) 남사로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신고를 받은 제주해경과 서귀포해경은 경비함정 7척과 112구조대 등을 사고해역으로 급히 보내 구조에 나섰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치 않았다.
그러나 화물선이 암초와 충돌하면서 좌현 쪽이 파손돼 왼쪽 유류 탱크에 적재했던 2000ℓ의 경유가 해상으로 유출됐다. 또 경유 3000ℓ를 실은 오른쪽 탱크가 균열이 간 것으로 추정돼 해경이 추가 유출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선박 주변 500m에 걸쳐 엷은 유막이 형성됐고, 이중 일부는 성산읍 온평리 해안 인근으로 퍼졌다.
해경은 사고해역에 480m 길이의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소형정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름이 인근 신양리 섭지코지로 확산될 것을 대비해 신양 포구에도 280m 길이의 펜스를 설치했다.
해경은 밀물 때인 오후 2시21분께 바닷물 수위가 올라가면서 사고 화물선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옮기지 못했다. 이후 선박 탱크에 남아 있는 유류를 상부로 뽑아 올려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 해역 인근의 온평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맞바람을 타고 온 조류에 기름이 동쪽 해안까지 퍼졌다”며 “오후부터 기름 냄새로 머리가 아플 정도라 창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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