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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논란' 범인은 5만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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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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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만원권 발행이 통화승수 하락 원인<br/>한은 "통화승수 하락과 돈의 흐름 연관성 적어"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알고보니 범인은 5만원권이었다? 최근 금융권에서 일고 있는 '돈맥경화'(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을 동맥경화에 빗댄 말) 논란과 맞물려 지난 2009년 단행된 5만원권 발행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돈맥경화 가능성과 우려는 통화승수 하락 현상을 근거로 제기된 것인데, 통화승수 하락의 원인 중 하나가 5만원권 발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행 측은 통화승수와 돈의 흐름에는 큰 연관성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통화승수는 22.2로 2000년대 들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일었던 2008년 통화승수 26.2에 비해서도 4.0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통화승수는 2009년 24.4, 2010년 24.3, 2011년 22.7로 계속해서 하향세다.

통화승수는 본원통화 한 단위가 몇배에 달하는 통화를 창출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그런데 통화승수가 최근 10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돈맥경화에 대한 우려가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2009년 이후 5만원권 발행이 통화승수 감소 현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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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현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금융시장팀 차장은 "최근 통화승수 하락은 실물경기 둔화,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강화 등 통화의 수급요인 이외에도 5만원권 발행에 따른 화폐발행액 급증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7월 이후 5만원권 발행의 영향을 제외할 경우 통화승수는 약 27배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5만원권 발행이 통화승수 하락을 이끌었고, 통화량 감소 우려까지 낳은 셈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측은 통화승수가 감소했다는 것만으로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다고 평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과거와 달리 통화승수의 의미가 상당부분 축소됐다는 게 한국은행 측의 설명. 과거 통화량 목표제 때와 현 금리중시 통화정책의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과거 통화량 목표제 하에서는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공급하면 금융기관이 통화승수배만큼 통화량을 증가시켰다"며 "현행 금리중시 통화정책 체계하에서는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은 민간의 통화수요에 따라 결정되고 본원통화는 이에 맞춰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현재 통화승수는 통화량과 지준율, 현금보유비율, 통화상품구성 변동 등에 따라 사후적으로 결정된다"며 "통화승수만으로 돈맥경화 여부를 판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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