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주년 기획> 죽의 장막 걷어내고 20년만에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로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무역규모 약 36배, 여행자 수 50배 증가. 지난 1992년 수교를 맺은 한·중 양국간 무역, 투자, 민간교류 변화를 나타내는 단편적인 수치다.

중국은 단연코 현재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18일 한국무역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중 수교 이후 지난 20년간 한국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를 기록한 해는 없었다.

수교 당시 63억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2206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전체 교역액의 20.5%에 달한다. 일본(10.4%)과 미국(9.7%)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992년 4만 명에 불과했던 한국인 중국방문객은 지난해 418만 명으로 급증했다. 중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다.
중국인 한국방문객 역시 1992년 9만 명에서 지난해 220만 명으로 증가했다. 양국을 잇는 항공기는 주당 700여 편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1992년 8월 24일 수교할 당시만 해도 양국 관계가 지금처럼 밀접하게 교직되고 양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한국전쟁 당시 총부리를 겨눈 이후 죽의 장막으로 단절됐던 두 나라는 수교 20년 만에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 ‘한국 자본재가 공급이 안되면 중국 경제도 타격을 받는다’ 고 할 정도로 상호의존도가 높아졌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한-중 수교 20주년 경제적 성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1992년 양국 수교 당시 대(對)중국 교역규모는 우리나라 수출대상국 중 6위를 기록했으나, 2004년부터 1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 2011년 우리의 전체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24.1%, 수입 16.5%로, 20년 전의 3.5%, 4.6%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도 같은 기간 약 20.7배 증가해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2의 투자 대상국이 됐다.

반면 중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현재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2%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는 1% 미만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투자 대상국 중 14~15위 수준에 머문다.

수교 이후 19년 동안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FDI)는 495억 달러(2011년 11월 말 현재)지만 중국의 한국에 대한 FDI는 누적으로도 약 33억 달러(2011년 9월 누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의 한국에 대한 FDI 증가추세는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 대한 FDI는 2007년 연간 3억 달러를 처음 넘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6억 달러를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적교류는 1998년 중국 정부가 한국을 자유여행 대상국으로 지정한 이래 중국인 한국 여행자수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케이팝(K-POP)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내 한류 열풍이 중국 관광객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양국간 유학생 수는 크게 증가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인의 비중은 68.9%에 달한다.

이에 성균관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 관계자는 “정치, 경제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급속도로 높아진 만큼 그에 따른 위험성도 커진다"며 "중국은 한국에 최대의 기회이자 위협이라는 양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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