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경기 침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자칫하다간 입주하기도 전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웃돈)이 생기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분양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라면 ‘천(1000)의 법칙’을 눈여겨볼 만하다.
천의 법칙이란 △3.3㎡당 분양가 1000만원대 이하 △1000가구 이상 대단지 △1000만원 이하의 계약금을 말한다.
부동산 침체기에 아파트 수요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조금이라도 저렴하거나 가격 혜택이 주어지는 아파트를 계약해야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만 해도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는 부동산 호황을 타고 3.3㎡당 1000만원 이상의 고분양가 아파트가 쏟아져 나왔다. 이때 아파트를 분양받았던 계약자들은 입주 시점인 최근 들어 분양가 인하 등을 시공·시행사에게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요즘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착한 분양가’ 열풍으로 수도권 내 3.3㎡ 1000만원 이하의 분양 단지들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대단지 프리미엄도 무시하지 못할 투자 요소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매물이 많아 거래도 잘 이뤄진다. 환금성이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내부 커뮤니티시설·조경이나 인근 기반시설도 잘 갖춘 경우가 많다.
계약자 입장에선 계약금은 낮을수록 좋다. 계약자의 초기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3.3㎡당 1000만원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계약금이 1000만원(분양가의 5%선) 안팎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낮은 계약금이 허수의 계약자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부분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안목이 점점 더 깐깐해지고 있다”며 “단지 규모나 가격 부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분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이같은 '천의 법칙'을 갖춘 분양 단지들이 적지 않다.
대우건설은 경기 시흥시 죽율동에서 ‘시흥 6파 푸르지오 1단지(2차)’를 분양 중이다. 총 1221가구(전용 59~84㎡)로 1차(769가구)까지 더하면 총 2000여가구 대단지를 형성하게 된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840만원대다. 여기에 계약금은 총 10%로 1차 때 500만원만 내고 나머지는 계약 후 1개월 이내에만 지급하면 된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쌍용건설이 ‘김포 쌍용예가’(1474가구)를 공급 중이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964만원으로, 지난해 입주를 시작했다. 계약금은 10%대이지만 입주 지원금으로 최대 1300만원을 지급하기 때문에 실제 드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적다.
한화건설은 천안시 차암동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천안 꿈에그린 스마일시티’를 일반분양 중이다. 1052가구(전용 59~84㎡)로 분양가는 3.3㎡당 600만원대다. 계약금 500만원에 중도금 60% 무이자가 적용된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롯데건설이 ‘파주 운정신도시 롯데캐슬’(전용 59~126㎡ 1880가구) 전 주택형의 계약금을 1000만원으로 조정해 분양 중이다. 3.3㎡당 분양가는 108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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