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주 동안 유럽에 머물며 유럽의 위기를 직접 둘러보고 온 데 이어 유럽에서 ‘2차 경영구상’에 돌입한 것.
12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런던 올림픽을 참관한 뒤, 독일로 날아가 유럽 현지 상황 점검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독일은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경영혁신을 주문했던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장소이기도 하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 온 뒤에도 “유럽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며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장을 교체하는 등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 위기의 심각성을 대변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향후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이번에도 유럽에서 돌아 온 뒤 어떤 경영혁신안을 내 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유로존 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가 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삼성역시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의 고민도 지난 유럽 출장 못지않게 심각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내부에서는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 아래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정밀화학과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등 삼성 계열사들이 수천 억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언제 올지 모르는 위기감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아울러 최지성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으로 부임 한 뒤, 미래전략실에서 시작된 ‘6시30분 출근’이 전 계열사 임원진으로 확대되면서 대·내외적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회장의 이번 2차 경영구상에서 매년 연말에 이뤄지는 정기 인사와 관련된 고민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월 유럽행 뒤 이어진 인사가 소폭이었지만 고강도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말 정기 인사에서는 강도와 함께 규모도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생각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삼성이 지금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해 그에 대한 대비는 오히려 철저히 해야 한다고 본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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