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지난 7월 '참 금융 실천 결의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서류 조작, 학력차별 등 갖가지 사건으로 은행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이에 각 시중은행들은 서둘러 '정도경영' 등을 선언하며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선 상태다. 최고 대출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봉사활동에 나서며, 나빠진 이미지 개선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부당한 관행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은행의 책임과 역할을 바로세우기 위해 '참 금융'을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 경영의 초점은 '고객 서비스'
지난 7월 28일 우리은행은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12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겸 '참 금융 실천결의대회'가 바로 그 자리였다.
이순우 은행장은 임직원 1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업은 타 산업보다 더 많은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이 요구된다"며 "요즘처럼 경기가 나쁘고 기업과 국민들의 어려움이 커질수록 은행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경기 침체로 하반기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내실경영을 강조했으며, △대고객 서비스(사랑받는 은행) △시너지 마케팅 △주인의식과 로열티(Royalty) 세 가지를 우리은행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고객권익보호 △사회적 책임경영 △법규준수 △국가발전을 골자로 하는 '참 금융 실천 결의문'을 발표하고, 전 임직원이 이를 준수하고 실천하기 위한 다짐과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
구체적으로는 올바른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부당한 금리 및 수수료 부과하지 않으며, 투명한 업무 처리 및 고객정보 보호를 준수하고 불평등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특히 금융권의 고금리 장사 논란과 관련해 이 행장은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타 대형 시중은행들이 최고 대출금리 인하, 지점장 전결금리 제한 등의 방침을 내놓는 것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이는 최고 대출금리 인하로는 고객에게 실제 돌아가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의 금리 인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 실질적인 혜택이 돼야 '참 금융'
우리은행은 참 금융 실천결의에 따라 지난달 31일, 이 행장 주재로 경영협의회를 열고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센터 내 '참금융추진팀'을 신설했다. 또 같은 날 우리 참금융 실천결의 세부 실천사항 도출을 위한 각 본부 사업부서 기획담당자가 참석해 회의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도출된 방안은 우선 카드 부문의 관행 개선책이다.
우리은행은 카드 채무를 상속받은 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에도, 사망자의 사망일시로부터 3개월 간 연체이자를 면제하기로 했다.
상환방식도 기존 원금균등분할상환 방식을 원리금균등분할상황방식으로 다양화했다.
금리의 경우 대환대출 취급 시 24%로 일괄 적용하던 것을 내입비율과 타사연체건수, 대출기간 등에 따라 고객별로 연 8~22%로 차등 적용키로 했다. 사회적배려 대상자의 경우 최고 13%로 적용한다.
이와 함께 대환대출 취급 후 3회차 결제 시마다 정상적으로 결제하면 1%포인트 금리를 감면해, 정상납입자를 우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카드 연체금리 28% 역시 고객별 신용등급(KCB)에 따라 22~28%로 차등 적용한다.
우리은행 각 본부부서를 포함, 전 영업점은 지난 6일 소속장 주관하에 이 같은 내용의 참 금융 실천 결의문에 서명하고 실천을 다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113년 민족정통은행으로서 1899년 태초 설립 때부터 황실의 내탕금을 바탕으로 한 민족자본의 힘으로 조선 상인을 보살피고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달라는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은행"이라며 "우리가 어려울 때 국민의 힘으로 다시 일어선 은행이기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은행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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