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부동산은 그동안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오피스텔인 '세종시 2차 푸르지오시티'는 최고 3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세종시 첫 도시형 생활주택인 '세종시 리슈빌S'는 평균 54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다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물론 아파트도 분양이 손쉽게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달 분양한 '영무예다음'은 세종시 최초로 '일반청약 미분양' 단지가 됐다. 비록 미분양 물량이 507가구 중에서 37가구(7.3%)로 미미한 수치인 데다 임대 아파트란 점을 감안해도 청약 열기는 눈에 띄게 식었다. 분양을 마친 두 임대 단지와 비교해도 이같은 사실은 뚜렷하다.
또한 최대 6000만원에 달하던 금강 조망권 아파트의 웃돈(프리미엄)이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끝나 합법적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가격 하강세는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금강 조망권 아파트단지의 평균 웃돈은 1500만~2500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세종시에서 분양될 중소 브랜드 아파트 단지의 청약 성적에 지역 부동산업계가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미분양이 처음 등장한 상황에서 이번 분양이 향후 세종시 부동산시장의 단기 나침반이 된다 여기기 때문이다.
모아주택산업은 16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1-4생활권 M1블록과 L4블록에 '세종시 모아엘가'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59㎡ 단일면적 단지인 M1블록에는 최고 29층, 5개동, 403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 84~96㎡ 단지인 L4블록은 최고 18층, 4개동, 190가구로 조성된다.
24일 제일건설과 중흥건설은 각각 1-3생활권 L4블록과 L1블록에 '세종시 제일풍경채' 436가구와 '중흥 S-클래스 에코타운' 599가구를 공급한다. 두 단지 모두 전용면적 84~108㎡ 규모의 중대형 주택형 중심 단지다.
세종시 현지의 공인중개사들은 예전과 같은 '청약 광풍'은 아닐 지라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 아직 세종시 부동산시장 상황이 좋기에 이번 또한 분양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 A씨는 "거래는 물론 매입 문의도 줄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에 비해 세종시 상황은 아직 좋다"며 "브랜드 파워는 떨어지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공무원 특별공급 비율을 50~60%로 낮추는 규칙 개정 수혜를 받는 첫 단지"라면서 "일반청약 비중이 늘어 절대적 청약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량이 많아졌기에 오히려 이 기회를 활용하려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중한 청약을 권하는 의견도 나온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 팀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 분양 경쟁력이 좋은 아파트는 아니다"라며 "적정 분양가 여부와 입지 여건 등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연구실장은 "세종시에 이미 분양된 주택의 경우 프리미엄 효과를 똑똑히 봤다. 하지만 이제 물량이 늘어 투자는 다소 위험한 감이 있다"며 "다만 공무원 특별공급 비율이 줄고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 로얄동·로얄층 당첨 확률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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