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47만명이 늘어난 데다, 전체고용률·청년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 모두 전년 동기보다 소폭 올라갔다는 것이다. 실업률은 하락하고 구직 단념자 수도 수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이런 지표들을 토대로 정부는 ‘향후 전반적인 취업자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사정이 다르다. 5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지난해 7월보다 52만6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 수(47만명)보다 많았다. 반면 15~3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3만7000명 줄었다. 20·30대 취업자는 인구감소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6만8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일자리가 없는 20·30대 자녀들을 위해 50·60대 부모들이 생업 일선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은퇴 연령의 베이비붐 세대가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자녀 세대를 위해 다시 직장을 구하는 추세가 고용률을 높인 주요인인 셈이다. 중년·고령층의 일자리가 고부가가치·고임금 직종일 리가 없다. 이들의 주 취업 업종은 도소매업·운수업 숙박 및 음식점 업종이었다.
아울러 자영업 종사자도 전년 동기보다 19만6000명이 늘어 월 단위로는 2002년 4월(22만명)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증가는 경기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구직 의욕은 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 층이 가세하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도 자영업자 증가의 원인이다. 이들은 주로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음식점, 서비스업 등 생활밀착형 사업에 몰린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력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어렵게 마련한 목돈을 쏟아 붓고 자영업의 꿈을 키우지만 1년 이상 버티기 힘들 지경이다.
말 그대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고용 호조’인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사정은 악화하는 실정인데 대내외 경제여건을 보면 우리 경제의 2%대 저성장 전망은 불행스럽게도 맞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성장세가 둔화하면 고용사정이 나빠지는 건 당연하다.
이런 현실에서 겉만 그럴듯한 지표들을 놓고 고용사정이 좋다고 말한다면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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