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과정에서 재계를 대변하는 경제5단체와 산업계가 바라보는 온도차가 뚜렷해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아직 재계 전반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비즈니스와 정치문제는 별개?
코트라는 한·일 양국간 악화된 감정이 일본 바이어들이나 현지 기업에는 아직까지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최 팀장은 그러나 “정부에서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까지 예단은 금물”이라며 “수시로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만에 하나 우려가 되는 부분이 생기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협협회 통상실 관계자도 “당장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의 영향은 없다”며 “계약이 연간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반한 감정이 일어난다고 해서 바로 수출에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소비재 같은 경우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해 중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번 사안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업들에 별 영향은 없으며 앞으로도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독도 영유권 분쟁은 정치인들의 ‘쇼’에 불과하다는 시니컬한 반응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도 아직 별 다른 징후를 포착 못했다며 “수시로 모니터링을 통해 정부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 "눈덩이 피해, 이미 피부로 절감"
이에 반해 산업계는 한·일 외교관계가 경색되면서 이미 악영향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산업계는 한·일 관계가 극한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경우 소비재 분야에서 먼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긴장하고 있다. 이미 국내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점화되면서 양국 소비자 간 ‘장군 멍군’식 불매운동이 확산될 조짐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두꺼운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국산 화장품업계와 식품업계는 양국 외교 관계 추이와 동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반일감정 고조로 불매운동을 겪었던 아사히맥주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여행업계도 민감한 반응은 마찬가지다. 국민들 사이에 반일·반한 정서가 확산하면 꾸준히 늘고 있는 양국 관광 수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여행객 수요 변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특수를 기대해 온 한국관광공사는 노심초사다. 관광공사는 일본 현지 여행사를 직접 섭외해 공동으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일본 관광객 유치에 나섰고, 올가을 일본 수학여행단 유치에 총력전을 기울여왔다.
양국 간 민간 대화창구 역할을 해 온‘한일포럼’ 역시 오는 29일부터 3일간 후쿠오카 시에서 열기로 했던 올해 회의를 잠정 연기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국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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