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금융권, 임금 삭감하거나 휴가 독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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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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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 경영진 자발적으로 임금 10% 삭감

아주경제 김부원·장슬기 기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긴축경영에 나섰다. 은행들이 속속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가운데 일부는 임원진을 중심으로 감봉에 들어가거나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독려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 실천에 들어갔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및 능협금융지주, 국민은행 등이 임원들의 연봉 삭감내지 직원들의 의무휴가제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신용ㆍ경제사업 분리로 국내 6대 금융지주 진입을 목표로 한 농협은 중앙회 차원에서 지난 7월 초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대대적인 경비절감과 예산감축에 들어갔다.

특히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연봉을 10% 깎기로 했다는 점에서 금융권 불황을 실감할 수 있다. 또 외국연수도 잠정 중단하고,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전국단위 회의를 축소하기로 했다.

시상행사도 전면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또 긴축경영이 선언적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도록 매월 한 차례 중앙회 임원, 경제ㆍ금융지주 회장, 계열사 대표가 함께 모여 진행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농협금융지주도 7개 계열사 경영진의 임금을 8월부터 12월까지 10% 삭감하기로 했다. 특히 경영상태를 고려해 계열사 전체의 팀장급 이상 직원의 임금을 10%가량 자진반납 형식으로 일괄 삭감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7월 경영진이 모여 임금를 일부 반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금융불황에 직원들까지 부담을 갖지 않도록 경영진이 솔선수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닷새 유급휴가 + 닷새 무급휴가' 형식의 의무휴가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급여를 줄이되 휴가를 늘리는 방안으러 젊은 직원들은 상당수 호응하고 있어 40∼50대 직원의 동의만 있으면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규정상 없던 휴가를 신설하는 것은 아니고, 여름휴가 외에 기존에 있던 무급휴가 5일을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직원들이 충분히 휴가를 사용하도록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위해서도 필요하겠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2010년부터 연속 열흘을 휴가로 쓰는 ‘10일 웰프로 휴가제’를 빠짐없이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5영업일 특별휴가까지 더 얹은 '15일 리프레시 휴가제'가 잘 실시되는 지 점검할 계획이다.

자산관리공사는 2010년부터 적용한 '연차휴가 30% 의무소진제'를 유지하되 직원 간 경조사·콘도사용 비용 등 복지지원비를 없앴다.

이러한 움직임은 카드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카드는 최근 조직을 140개 부서에서 121개 부서로 축소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일부 임원·팀장 자리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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