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악의 상황 전개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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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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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노경조(인턴)·박현준(인턴) 기자= 애플과의 특허소송 패소에 대해 시장은 삼성전자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송 우려감에 단기적인 주가 약세는 피할 수 없지만 급락 추세는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장 27일 서울 증시에서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리면서 전 업종에 걸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삼성전자만 7% 넘게 급락해 나홀로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속속 낮추기 시작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KDB대우증권은 종전 18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토러스투자증권은 168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주말 새 미국 지방배심원단이 애플 특허 6건에 대해 모두 침해했다고 판결하리라고는 시장이 예상 못했다. '애플의 완승'이라는 평가는 삼성의 디자인 침해마저 배심원단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배상 평결 금액 약 1조2000억원은 올해 삼성전자 예상 영업이익의 4.2% 수준이다. 배상 규모보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외 9개 국가 소송에 영향을 줄지, 판매금지 처분으로 이어질지 시장은 예의주시 중이다.

일단 이번 평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소송 결과를 바꾸기 위해서는 배심원 평결 오류를 증명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특허 침해 사실 여부는 1심에서 다루고 2심 이후부터 법리적용을 다투게 된다"며 "10월 1심 판결에 따라 특허 침해가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판사가 배심원의 판단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떄문에 시장에서는 소송이 뒤집힐 가능성은 배제한 채 삼성전자가 입은 피해를 분석 중이다. 단, 시장 전문가들도 '충격'이라는 말을 쓸 정도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된 점은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이번 소송이 펀더멘털 상 신뢰가 무너진 것은 아닌 만큼 주가 회복 속도도 빠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송 우려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내에 국한된 판결이고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만일 삼성전자 제품 판매금지 조치가 있을 때 정량적으로 계산해봐도 연간 이익의 5% 수준"이라며 "주가가 빠진 것은 소송에서 패했으니 '당분간 안 되겠구나' 하는 심리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날 삼성전자의 급락분은 시장에서 배상 시 빠져야 할 예상 주가 급락 수준 6~7%와 일치한 점에 주목한다.

전성훈 연구원은 "배상금이 1조2000억원으로 나와 주가는 8만원 정도 빠질 것으로 봤고, 오늘 대부분 반영됐다"며 "불확실성은 전 세계 소송건, 애플의 판매금지 이슈 등인데 섬성이 협의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점에서 추가 악재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히려 삼성전자보다 시장 우려가 나오는 곳은 삼성전자를 주고객사로 둔 부품주들이다. 이날 디지탈옵틱이 하한가(14.81%)로 추락한 가운데 파트론이 11.91%, 멜파스가 9.18%, 일진디스플레이가 7.73%, 대덕GDS가 5.15% 동반 급락했다.

부품주의 우려가 큰 것은 삼성전자가 소송 배상 또는 미국 내 판매금지가 결정될 경우 원가가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금지 신청이 될 경우 부품 수요 축소 가능성이 부각되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 둔화도 이어질 수 있어 이들 기업의 성장 속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시장 평가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쇼크가 IT(전기전자) 업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라는 펀더멘털이 다시 시장 심리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전기·IT업종의 하락세가 삼성의 영향 때문이라면) 전자업종이 리스크 요인 부각으로 당분간 단기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며 "하지만 증권사별로 관점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3분기 실적과 휴대폰 시장의 긍정적 전망이 이 같은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LG전자 등 LG그룹은 모처럼 삼성전자 '애플 쇼크'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LG전자는 2.83%, LG디스플레이는 4.26% 상승마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논리로만 보면 소송 결과에 따른 삼성전자 회피현상은 '엘로칩(중저가 우량주)'과 중형주의 대체수요를 자극할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보다는 애플과의 거래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도를 가진 LG그룹 관련주들이 대체수요를 흡수할 만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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