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소송 쇼크’ 급락한 삼성전자를 두고 펀드매니저들이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 비중 조절 기준 잡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삼성전자가 7%대 급락하던 날 기관은 28만5247주 순매도했다. 순매도 수량이 10만주 이상 넘어간 적은 지난해 10월 7일(10만3173주) 이후 8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오히려 외국인과 개인이 41만여주를 순매수하며 낙폭을 줄였다.
시장에서 추정하고 있는 27일 대량 매도 주체는 투자자문사다. A 자산운용사 상무는 “자문사가 많이 팔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은 압축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데 가장 큰 포지션은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의 단일종목 주식 편입 비중은 10%를 넘지 못한다. 예외적으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만큼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자문사들은 비중 제한이 따로 없이 연초 많게는 40% 이상 삼성전자를 담은 자문사도 있다는 게 업계 추측이다. 자문사들은 갑작스런 낙폭에 물량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펀드매니저들의 고민은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으로 돌출된 불확실성을 안고 가느냐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1만5000원(1.27%) 오른 11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7일 삼성전자 저점이 110만원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보다 빠르게 만회한 부분이 있지만 펀드매니저 사이에서 속단은 이르다는 분위기다
B 자산운용사 상무는 “애플 소송 우려는 27일뿐만 아니라 지난 17일에도 이미 나와 상당히 많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 추세를 확신할 수 없어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귀띔했다.
27일 대량 삼성전자를 팔았다고 밝힌 C 자문사 펀드매니저 역시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장에서 저점을 110만원으로 보느냐도 확실히 오르는 게 눈에 보일 때 재투자하는 것이 이득이란 판단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갑작스런 삼성전자 급락으로 당황했던 운용업계와 자문업계는 최근 서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가가 움직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경계하는 분위기도 생겨났다.
B 자산운용사 상무는 “들은 바로는 어떤 자문사의 경우 여전히 삼성전자를 좋게 보고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C 자문사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 편입비율 제한을 받지 않는 자문사나 사모펀드에서 대량 매물을 출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며 “이 경우 추가 하락이 가능해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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