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는 스페인 지방정부 중 최대 규모인데다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21%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어 중앙정부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제금융 요청은 발렌시아와 무르시아 지방정부에 이은 세번째 요청으로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프란세스크 홈스 카탈루냐 지방정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상환하고 재정 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면서 “다른 지방정부들처럼 카탈루냐 지방정부에 대해서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지난 7월 재정 위기에 놓인 지방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180억 유로 규모의 기금을 설립한 바 있다. 카탈루냐는 이 기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카탈루냐가 요청한 금액은 50억2300억 유로로 전체 금액의 27%에 달한다.
다만 홈스 대변인은 “재정 지원은 받겠지만 추가 정책 조건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합의 과정에서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에도 카탈루냐는 지역 예산 회의에 보이코트를 선언하며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동안 스페인 지방정부는 방만한 경영과 막대한 부채로 국가 재정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됐다. 17개 자치정부의 올해 상환 부채 규모는 약 360억 유로나 된다.
스페인 지방정부 재정이 이같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교육, 보건 등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데다 분리 독립과 분열의 역사가 깊어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지방정부들의 연쇄적인 자금요청으로 전면적인 국가 구제금융설이 확산되고 있지만, 헤르만 반 롬페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지금은 아니다”라며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지원에 대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2분기 GDP 성장률까지 마이너스 1.3% 상승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스페인 정부는 지방정부 연쇄 부도에 성장악화까지 더블딥에 빠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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