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제3의 인물이 내노라하는 야권의 잠룡들을 제치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일 모노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주자 양자대결 구도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45.5%로 47.9%를 기록한 박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안 원장에게 2.4% 포인트 앞섰지만, 전달 대비 5.5% 포인트 떨어져 하락세를 나타낸 반면, 안 원장은 7.5% 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달 20일 전당대회 이후 국민대통합 행보를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 후보는 지지율이 떨어지고, ‘룸살롱 출입’ 등 각종 의혹에도 여전히 외곽에서 ‘아웃복싱’을 계속하고 있는 안 원장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 ‘대표선수’인 박 후보의 오늘을, 대선 출마 선언시 안 원장의 내일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박근혜, 외부영입-친박핵심-정책브레인 ‘3각축’
‘2인자’ 키우지 않는 용인술…1:1 개별 논의 선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조직은 본인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펼쳐져 있다.
이는 박 후보가 ‘2인자’를 키우지 않은 특유의 용인술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박 후보는 하나의 조직과의 1:1 개별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나선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외부영입인사와 당내 친박(친박근혜) 핵심 의원, 정책브레인 그룹들이 3각축을 이룬다. 여기에 자문 및 원로 그룹들이 박 후보를 외곽에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중 김종인 전 공동선대위원장·안대희 전 대법관은 대선기획단과 함께 본선 3대 기구로 꼽히는 국민행복특위와 정치쇄신특위의 위원장을 각각 맡으면서 ‘실세 중의 실세’로 급부상했다.
선대위 구성을 책임질 대선기획단장에는 최측근인 서병수 사무총장과 최경환 의원을 제치고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이주영 의원이 발탁됐다.
공보단은 16·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부산진갑)을 지낸 김병호 전 의원이 이끈다. 당초 대선기획단 산하 기구로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던 공보단은 박 후보의 의중이 반영돼 현역 의원 4명 포함, 언론인·법조인 출신 공보위원 9명이 대거 배치되면서 독립기구로 자리잡았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안종범 의원은 ‘박근혜표 맞춤형 복지’ 입안자이자 재정·세제·복지 분야 전문가다. 강석훈 의원(성신여대 경제학과)과 이종훈 의원(명지대 경영학과)도 교수 출신 경제 브레인이다.
여성 정책은 국회의원 당선 전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지낸 민현주 의원이, 양육·보육 분야는 김현숙 의원(숭실대 경제학과)이 맡고 있다.
‘나영이 주치’ 주치의로 정신과 전문의 경력이 있는 신의진 의원은 의료·안전 분야 정책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아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만 38세에 국회에 입성한 김상민 의원은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등 청년정책을 책임진다.
외곽에서는 5년 전 경선 캠프 대변인을 지낸 검사 출신의 김재원 의원과 국정원 2차장 출신 김회선 의원, 유영하 변호사 등이 박 후보 비방에 대한 법적 대응과 각종 ‘네거티브 대응’ 역할을 하고 있다.
강창희 국회의장, 김용환·김용갑·김기춘·최병렬 당 상임고문,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현경대 전 의원 등 이른바 ‘7인회’라는 원로 조언그룹도 있다. 옛 신한국당 인사들이 주축이다.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도 2007년 경선 당시 박 후보를 지지한 원로 그룹으로 분류된다.
◇ 안철수, ‘DJ-친노-GT-박원순’ 야권 라인이 공통점
“내 멘토는 300명”…‘메머드급’ 대선 캠프 예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시점에서 ‘안철수의 사람들’을 분류하는 일은 어쩌면 무의미한 작업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 원장의 정치권 등장이 1년을 넘어 대선에 다가올수록 그의 인맥이 폭발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원장은 이미 야권의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만큼 인맥들도 대부분 김대중(DJ)계, 친노(친노무현)계, 김근태(GT)계-박원순 서울시장 측근 등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안 원장이 지난 5월 대변인으로 선임한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故 민주통합당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 참여정부에서 춘추관장을 지냈고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서 일했다.
또 최근 일종의 ‘네거티브 대응팀’을 이끌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 안철수 재단 설립 과정을 주도한 강인철 변호사, 이숙현 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등이 대표적인 ‘실무형’ 참모 그룹이다. 금 변호사 역시 박 시장 후보의 멘토단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부각된 인물이다.
지난 2월 안철수 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DJ계의 핵심 인맥이다. 이사장 직을 수락 당시 재단 일만 돕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안 원장의 출마시 호남 세력 결집을 위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김효석·박선숙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안 원장과 인연을 맺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각 분야의 전문가 수십명을 안 원장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박원순 캠프의 대변인을 했던 송호창 의원과 故 김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은 총선 때 안 원장의 공개 지지를 받아 가까워진 사이다.
안 원장의 ‘멘토’인 법륜 스님과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도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설과 달리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해 9월 ‘청춘콘서트’에서 멘토가 300명이라고 밝혔을 만큼 화려한 멘토단을 내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정책 분야의 좌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안 원장과 비공개로 만난 바 있는 강준만(신문방송학) 전북대 교수, 오랫동안 자문 역할을 맡아 온 김호기(사회학)·문정인(정치외교학) 연세대 교수, 고원(정치학)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근식(정치학) 경남대 교수 등도 안 원장을 도울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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