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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오이스투이젠의 왼소매에 씌인 '57'이란 숫자중 '5'가 간신히 보인다. [미국 스포팅라이프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원하는 지점에 떨어졌고 퍼트한대로 들어갔어요.”
골프를 이렇게 하면 얼마나 쉬울까? 2010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루이 오이스투이젠(30· 남아공)이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날았다.
오이스투이젠은 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 길이7214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경기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를 몰아쳤다. 그는 3라운드합계 19언더파 194타(66· 65· 63)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3타차로 제치고 단독 1위에 나섰다.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와 동반플레이를 한 오이스투이젠은 이날 ‘원하는 곳에 볼이 착착 떨어졌고 친대로 들어갔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게임이 잘 풀렸다. 4∼10번홀에서는 ‘7연속 버디’ 행진을 벌였다. 최단 60㎝에서 최장 12m까지 치는 족족 들어갔다. 6m거리의 중거리 퍼트도 3개나 포함됐다.
2년전 브리티시오픈을 포함, 유럽 및 남아공 투어에서 9승을 올린 그는 미국 본토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최종일 알바트로스를 잡으며 ‘그린 재킷’을 노렸으나 연장전끝에 버바 왓슨(미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는 남아공에서 18홀을 57타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 그래서 지금도 왼소매에 ‘57’이란 숫자를 붙이고 다닌다. ‘언젠가 57타를 치고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날도 그는 “59타가 아니라 57타를 의식하며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선전했으나 오이스투이젠 앞에서는 ‘명함’도 못내밀었다. 매킬로이는 1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2∼4번홀 티샷 때 ‘오너’(먼저 칠 권한을 쥔 사람)였다. 그러나 5번홀에서 오너를 뺏긴 후 12번홀에 가서야 오너를 되찾았다. 랭킹 1위의 체면이 영 말이 아니었을 터인데도 매킬로이는 “12번홀에서 오너를 뺏어오니 기뻤다”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는 이날 3언더파(버디4 보기1),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잡았다. 선두와는 6타차, 매킬로이와는 3타차다. ‘집게발(claw) 퍼팅 그립’으로 바꾼 필 미켈슨(미국)은 합계 9언더파 204타로 공동 9위다.
첫날 단독선두였던 노승열(타이틀리스트)은 이날 4타를 잃고 중위권으로 물러났다. 그는 합계 5언더파 208타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등과 함께 공동 22위다.
재미교포 존 허는 합계 이븐파 213타로 공동 50위, 케빈 나(타이틀리스트)는 4오버파 217타로 공동 72위, 배상문(캘러웨이)은 5오버파 218타로 공동 75위다. 미PGA투어에서는 ‘배상문이 이 상태라면 페덱스컵 랭킹 97위로 처져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가지 못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음주 BMW챔피언십에는 랭킹 70위내 선수들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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