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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은퇴저축계좌 8700만불 도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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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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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기자=미트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자신이 설립한 사모투자펀드회사 배인 캐피탈을 통해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최대 8700만달러 규모의 은퇴연금계좌(IRA)를 갖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IRA는 적립 중에는 과세되지 않는 은퇴용 금융상품으로 보통 개인은 연간 5000달러까지, 고용인은 직원들에게 연간 최대 5만달러의 비과세 IRA 적립을 도와줄 수 있다. 은퇴할 때까지 비과세로 투자자산이 불어나기 때문에 그 최종 규모에서는 제한이 없다.

WP는 “롬니가 단 1년치의 세금보고서만 공개했기 때문에 그가 배인캐피탈을 떠날 때 받은 IRA 자산을 비롯한 퇴직보수 자산 구조가 모호하다”면서 “회사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는 사모펀드회사나 투자 파트너십 회사의 극소수 부유층들이 사용하는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WP는 “그의 퇴직 패키지는 그가 마치 여전히 회사에 주요 요직에 남아 있는 것처럼 회사 이익을 계속 배분하게 되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롬니의 은퇴 소득에 대한 세율은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WP는 또한 “롬니의 IRA계좌는 배인캐피탈의 투자수익과 연계돼 있다”며 “이상한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구조는 롬니 뿐만 아니라 배인 캐피탈의 다른 고위 임원들도 이용해 수천만달러의 은퇴 자산을 갖게 됐다고 WP는 덧붙였다. 이들은 회사의 투자 자산을 싸게 구입하고, 거기서 나온 수익으로 또 다른 회사의 투자 자산을 싸게 구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회사측과 롬니 캠프는 “롬니는 세법이 정한 테두리에서 은퇴계좌 등 그의 금융자산을 적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롬니는 다른 IRA 소유자와 마찬가지로 은퇴와 함께 이를 인출할 때 35%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캠프는 덧붙였다.

그러나 WP는 “(회사의 투자자산과 연계된) 롬니의 은퇴 계좌는 주식과 다른 자산을 끊임없이 사고 팔고 있으며, 보통 일반 투자자들이 이같이 했을 때 이에 대한 투자수익 세율로 40%를 내야 하지만 롬니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인캐피탈처럼 사모 투자회사들은 매입한 개별 회사들의 주식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임직원들의 IRA가 이를 구입할 수 있다면 이는 엄청난 특혜라는 게 WP의 논조다. 따라서 롬니의 IRA가 투자한 회사 주식 가격은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다고 WP는 덧붙였다. 즉 배인캐피탈은 보통주로 불리는 ‘A주식’은 위험성이 높으므로 롬니등 임원들의 IRA가 더 헐값에 구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WP는 그러나 “보통주는 말 그대로 회사의 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위험하다고 더 싸게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 예로 지난 1994년 배인캐피탈의 헐값에 사들인 심장제세동기 제조사 피지오-콘트롤 주식은 이후 3년간 21배나 상승했다. 그러나 배인 캐피탈이 롬니의 은퇴계좌 등에 허락한 ‘헐값의 A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률은 무려 445배였다. 예로 1만달러만 투자했어도 3년 후 445만달러가 됐다는 것이다.

WP는 “롬니 캠프 측은 WP의 IRA 분석 논리를 반박하지 않았지만 ‘1975년부터 IRA를 적립해온 롬니로서 지난 수십년동안 은퇴자산이 크게 불어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롬니는 지금까지 자세한 IRA 투자 자산, 이익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같은 구설수는 억만장자 롬니의 이미지가 또 한번 추락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세제 전문가들은 “어느 누구도 1억달러에 달하는 세제혜택 은퇴자산이 필요치 않다”며 “IRA 세법의 허점을 이용한 이같은 은퇴연금투자는 법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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