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태풍까지… 백화점 악몽의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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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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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백화점들이 최악의 8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유지해오던 한 자릿수 성장률마저 꺾이며,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말았다. 전통적인 비수기에 폭우, 폭염까지 더해지며 고객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기존점 기준 전년 같은 때보다 매출이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점 기준으로도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기존점 매출이 2.3% 줄었다. 충청점을 포함해도 3.2% 늘어난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기존점 매출이 0.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문을 연 의정부점을 포함해도 3.9% 증가했을 뿐이다.

늦은 장마와 오랜 폭염, 볼라벤·덴빈 등 태풍까지 덮치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에서는 지난 8월, 절반이 넘는 16일 동안이나 비가 내렸다. 이 가운데 30㎜ 이상 비가 내린 날도 30% 가량 차지했다.

이로 인해 백화점 3사 모두 의류 판매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롯데백화점은 남성복과 여성복 매출이 각각 -0.6%, -1.2%씩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도 남성의류(-6.4%), 여성의류(-6.8%) 등 주요 패션 부문 매출이 큰 타격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대부분 의류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여성의류 경우, 캐릭터캐주얼 -18%, 여성정장 -17% 등 두 자릿수 넘게 줄었다. 남성신사복(-11%)과 진캐주얼(-5%)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개점 사은행사 기간이 하루만 포함돼 작년보다 적어 기간 차이에 따른 매출 차이가 났고, 바캉스 시즌에 이은 잦은 강우로 집객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 역시 "전통적인 백화점 비수기인 8월에, 올해는 대형 태풍 등 소비 악재까지 더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 관계자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상반기 경우,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더 커보였다.

이에 반해 하반기 경우, 작년 같은 기간 역시 매출 신장률이 한 자리였기 때문에 상반기와 수준이 비슷하면 실제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매출 신장률이 상반기보다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에 하나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이는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8월 휴가철과 윤달로 인해 미뤄진 혼수 수요가 발생하며, 관련 상품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에서는 SPA(31%)·스포츠(27%)·아웃도어(18%) 제품에서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늘었다. 예년보다 2주 넘게 이어진 폭염으로 선글라스 매출이 52%가량 큰 폭으로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시즌 잡화류(25%)·조리식품(13%)·레저스포츠(11%) 등 매출이 증가했다. 또 혼수 수요로 인한 준보석류 매출이 9.3% 커졌다.

신세계백화점도 여름 휴가철 주력 상품인 가공식품(41%)·패션잡화(34%)·시즌 스포츠(15%)·이지캐주얼(14%) 등이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주얼리·시계 제품 매출도 16%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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