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품목인 TV의 시장점유율이 1%대로 추락하는 등 중국 시장 내에서 이류 가전업체로 밀려난 형국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LG전자 중국 현지법인 직원들이 LG전자 제품에 대한 비판을 음모론으로 매도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삭제하는 등 신뢰의 위기까지 자초하고 있다.
◆ 만리장성 넘지 못한 LG, 해결책이 안 보인다
9일 중국 현지 언론 및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 TV의 중국 시장점유율이 2%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리서치 전문 기업인 중이캉(中怡康)은 7월 말 기준 LG전자 TV의 시장점유율이 1.7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2.68% 수준이었다.
7월 중 LG전자 TV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8.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중국 내 전체 TV 판매량 감소폭이 15.32%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 TV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분기 말까지만 해도 3% 수준이었으나 불과 수개월 만에 중국 내 15대 가전업체 중 말석으로 밀려나게 됐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1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중국 내수가 크게 위축돼 LG전자의 위기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LG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품질과 가격, 마케팅, 사후관리 등 판매전략과 관련된 대부분의 항목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톈진시 공상행정관리국이 실시한 TV 품질 검사에서 LG전자의 3D TV가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검사 대상 중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은 LG전자 제품이 유일했으며 LG 브랜드 이미지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TV 뿐만이 아니다.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등 다른 가전제품의 판매 실적도 감소세다. LG 에어컨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0.11% 가량으로 실적을 집계하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다.
중국전자상회(中國電子商會)의 루런보 부비서장은 “LG전자가 지금과 같은 영업방식을 고수할 경우 이른 시일 내에 중국 시장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현지법인 직원 음모론 제기에 비판여론 증폭
문제는 LG전자가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고 실적을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 중국 현지법인의 전자상무부에 근무하는 T씨는 지난 4일 블로그에 “현재 유포되는 LG전자에 대한 비판은 날조된 것으로 기업에 접근해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LG전자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을 음모론으로 매도한 것이다.
T씨는 7월 중 TV 판매 실적이 급감한 것도 “LG전자가 에너지절약형 TV 출시를 앞두고 기존 TV 판매를 줄였기 때문”으로 “에너지절약형 제품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전에 실적을 집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반박했다.
LG전자 중국 현지법인 판매망을 관리하는 G씨도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절약형 상품 보급이 지연되면서 LG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가전업체 실적이 줄어들었다”고 거들고 나섰다.
그러나 이들의 발언은 전문가들과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현지 유력 언론들은 LG전자가 그동안 상실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불합리한 핑계만 늘어놓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T씨 등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삭제했지만 LG전자의 무책임한 태도를 질타하는 여론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한 현지 언론인은 “LG전자의 주장대로라면 에너지절약형 상품 지원을 위한 정부 보조금에 연명하는 가전업체에 불과하다”며 “품질과 가격 등에 대한 혁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LG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하락하게 되고 현재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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