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베이징(北京)시 공안국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을 통해 이성적 항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타인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은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여타 도시의 공안당국도 주민들의 이성적 대응을 촉구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폭력 시위대를 검거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공안국도 격렬한 반일시위를 선동하는 글을 인터넷 웨이보에 올린 네티즌을 적발해 경고 조치한 후 해당 글을 삭제했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공안당국도 향후 시안 시내에서 그 어떠한 집회·시위·행진 등의 활동을 금하고 문자메시지나 인터넷을 통한 불법 모임을 조직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도 17일 주말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반일 시위 도중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하면서 국민에게 폭력행위 자제를 호소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17일자 사설을 통해 문명법치적 방법으로 애국심을 응집해 강대국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인이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합법적으로 애국심을 표출할 것을 당부했다.
런민르바오 산하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이날 사설을 통해 “일체의 거리폭력에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최근 인터넷에서 떠도는 중국 정부가 시위를 묵인하고 있다는 글은 이를 통해 정부를 공격하려는 고의적인 의도가 다분하다”며 “현재의 폭력시위는 현재 일본과의 분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해 중국의 오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연예인들도 웨이보에 글을 올리며 댜오위다오 분쟁과 관련해 중국인들의 이성적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유명 영화배우 리샤오루(李小璐)는 “매일 국가에 관심을 가지고 나는 우리 중국을 사랑한다”며 “다만 이성적으로 국가를 사랑해야지 적군의 웃음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쉬징레이(徐靜蕾)도 “오늘 당신이 남을 때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곧 내일 타인이 당신을 대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모두 가족이고 친구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생각하자”고 전했다. 중국 유명 모델 한훠훠(韓火火)도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나쁜 사람들에 의해 선동되고 폭도들에 이용되는 것이다. 하루 빨리 이번 사태가 평화롭게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와 같은 사회 각계각층의 자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는 9월 18일 중국인이 ‘국치일(國恥日)’로 여기는 만주사변 발발일을 맞아 다시 한 번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며 반일 시위 물결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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