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진화포럼> 前경제장관들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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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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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은 대기업만 할 수 있는 업종을 해야"<br/>"기업집단법 제정·공정거래법 강화 필요"

2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남덕우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직 경제장관들이 모여 최근 대선관련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규하·이정은·김정우·신희강 기자= 경제민주화(대한민국 헌법 119조에 근거한 조문 제 1항) :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제2항)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규제의 목적은 △균형 있는 국민 경제의 성장과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시장 지배와 경쟁력 남용의 방지와 경제주체간의 조화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의 해석에 대한민국은 논쟁이 뜨겁다. 이처럼 재벌 규제와 일자리 창출, 사회 양극화 문제 등 ‘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정책적 제안이 대선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60~1980년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한 대기업의 형태가 오늘날 여러 문제로 발생되기 때문이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직 경제장관 11명은 25일 한국선진화포럼이 주최한 ‘경제민주화에 관한 전직 경제장관 토론회’를 통해 ‘경제민주화’가 지향할 해법에 대해 제시했다.

◇재벌 규제…과감한 자기혁신 필요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이 정치권 핫 이슈로 부각되면서 기업집단법 제정과 공정거래법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재벌의 폐해는 시정하되 강점은 살리도록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우려되는 제도도입은 신중해야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이 세계기업과 경쟁하는 등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재벌 규제의 핵심 사안은 출자총액 제한제도, 재벌의 순환출자, 금산분리 등이다. 이는 '경제민주화'에 관한 정책 제안 중 여전히 논쟁거리다.

최종찬 전 건교부장관은 “출총제는 자회사 방식의 신규 사업 진출을 봉쇄하는 결과가 되어 기업의 투자활동 및 일자리 창출도 어렵게 한다”며 “외국에서는 이 제도를 찾아볼 수 없는데 우리만이 이 제도를 채택하면 외국인의 적대적 M&A에 대항할 방법이 없게 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벌의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최 전 장관은 “자기가 투자한 것 이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불합리한 면이 있다”며 “그러나 순환출자가 계열기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국제경쟁력에 기여한 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순환출자 금지 시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자본의 재구성을 위해 막대한 자본이 조달된다. 현재와 같은 불황기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전직 경제장관들의 공통된 중론이다.

따라서 세계경제 장기불황 위기를 역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의 순환 출자부분은 기업 판단에 맡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기업집단은 우리나라 대표기업으로 세계시장개척에 집중할 것도 당부했다.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골목상권까지 침투하는 탐욕스런 행태는 자제해야한다는 것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재벌이 가진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생기는 왜곡된 경쟁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이를 막을 수 있는 검찰·국세청·공정위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극화 해결…“중소기업 지원 뒷받침돼야”

전직 경제장관들은 양극화 해결을 위해 중소기업과 골목 영세 상인들을 위한 강력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다. 또 가계부채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과 조세구조의 재분배 강화도 역설했다.

이들은 ‘대기업에 경제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아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정치권의 주장과 큰 틀에서 궤를 함께하지만 '과도한 재벌 때리기'는 해결방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양극화 문제를 완화해 나가야한다는 입장이다.

전직 경제장관들은 구체적인 양극화 완화방안으로 “중소기업의 부품과 소재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하며 중소기업의 기술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골목 영세상인들의 ‘밥그릇 뺏기’와 사회 빈곤층을 막기 위한 가계부채 문제 등은 제도적 장치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이종찬 전 국정원원장은 “동네 빵가게까지 재벌이 하고 있다”며 “업종을 전문화시켜 대기업은 대기업만 할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업종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찬 전 장관은 이에 대해 "국민들의 조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세, 공해세, 교통세 등 국민건강과 과세 형평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의 최우선 과제…일자리 창출

최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직 경제 관료들 역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고용 없는 성장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그 주범으로 대기업을 지목했다.

현재 대기업은 성장 추세에 비해 고용창출이 미미한 상황이다. 고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상당수는 비정규직이나 하청기업 소속으로 채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수치는 2003년 8월 460만6000명에서 2012년 3월 580만9000명으로 늘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까지 더하면 8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대 취업자 수 역시 4개월 연속 감소하며 청년실업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대학을 마친 젊은이들이 재벌기업에 들어가고 싶지만 그 대기업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면서 “대기업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이 처우가 낮은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게 청년실업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대기업 고용률이 미미한 이유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업문제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로 대두된다. IT 등 첨단 산업의 경우 고용계수가 낮기 때문에 생산이 증가해도 일자리가 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경제성장에 따라 점차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실업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 경제장관들은 해결책으로 △고용률을 경제운영에서 최우선 지표로 삼을 것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의 진입장벽을 철폐할 것 △문화 콘텐츠 산업 등 창조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 △기득권을 가진 정규직 근로자와 정부가 합의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일 것 △노동시간 단축을 검토할 것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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