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가의 선물세트는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청과혼합세트 등 중저가 제품은 판매가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의 추석선물세트 매출은 전년대비 5.3%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6.6% 현대백화점은 3%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기간은 각 백화점의 본판매가 시작된 14일부터 23일까지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는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1.3% 증가했고 롯데마트는 4.2%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량으로 구매를 하는 법인 고객이 불황에도 수량을 줄이지 않아 매출이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며 “대신 지난해에 비해 중저가 선물세트의 구매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정육판매는 전년대비 10% 증가했지만 갈비세트 판매는 14% 감소했다.
중저가를 선호하고 고가를 기피하는 전형적인 불황의 여파이다.
이마트 역시 상황은 비슷해서 혼합우육세트가 18.5%의 신장률을 기록한 반면 갈비는 11.7% 신장에 그쳤다.
명절 선물의 대명사인 건강기능식품도 중저가형의 제품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9월 7일부터 23일까지 17일 동안, 홍삼제품인 정관장의 매출은 전년 추석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홍삼톤 3형제(홍삼톤골드, 홍삼톤마일드, 홍삼톤리미티드)의 성장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들 제품의 판매량이 가장 높은 이유는 타 제품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고 부피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업체 측은 판단하고 있다.
‘홍삼톤골드’는 무게가 2.6kg에 가로 길이가 34.5cm이며, 가장 부피가 큰 홍삼톤마일드(60포) 제품의 경우 무게가 4.6kg에 가로 길이가 35,5cm에 이른다.
불경기가 계속되자 저렴하면서도 부피가 큰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선물세트의 선전으로 식품 및 유통업계는 매출 상승을 이끌었지만 외식업체들은 이와 반대이다.
소비자들이 추석 비용 부담으로 얇아진 지갑을 쉽게 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한 외식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은 한창 바쁜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3 테이블만 손님이 들어차 있었다.
점주 박 모씨는 “추석 당일이 지나고 황금연휴의 중간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혀 의외”라며 “지난해 추석 연휴 만원을 이룬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털어놨다.
패밀리 레스토랑도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다.
명절 연휴를 맞아 고객이 없을 것을 대비해 대폭 할인 이벤트를 내걸었던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기대만큼 매출이 오르지 못하자 울상이다.
서울 강북구의 한 패밀리레스토랑 관계자는 “명절에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본사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해, 어느정도 매출 상승을 기대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추석 매출에 비해 2/3 수준 밖에 올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고객들이 할인 메뉴 등 저가 메뉴만 주문해 소비자들의 얇은 지갑을 실캄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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