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적으로는 채권단 합의 아래 채권회수가 이뤄져야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개별 금융사가 단독으로 담보(자회사 주식)를 팔아 원리금을 보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더라도 이 경우 주요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잡혔던 웅진홀딩스는 껍데기만 남게 돼 회사채 투자자가 원리금을 찾을 길이 요원해질 수 있다. 대부분이 보증이 없는 회사채이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웅진홀딩스가 금융권에 차입 담보로 잡힌 3개 상장 자회사 웅진코웨이ㆍ웅진씽크빅ㆍ웅진에너지 지분은 각각 보유주식대비 69.50%, 58.96%, 77.58%로 이날 종가 기준 평가액이 7000억원에 육박했다. 평가액은 웅진홀딩스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전월 26일부터 앞서 2일까지 4거래일 만에 8600억원선에서 5900억원선까지 밀렸다가 이날 주가 반등으로 상당 부분 회복한 것이다.
이에 비해 웅진홀딩스에 대한 은행권 및 금융투자업계 여신은 5000억원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12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하나은행(700억원), 신한은행(150억원), 금융투자사(1300억원), 한국증권금융(1200억원) 순이다.
현재는 웅진홀딩스 측에서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 채권단 임의로 담보 주식을 처분해 원리금을 보전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법정관리인 선임 후에는 반대매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합의로 채권회수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금융사 입장에서 극단적인 상황에 몰릴 경우 보유 담보를 이용해 원리금을 찾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 전체적으로는 금융권 여신이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당장 웅진홀딩스에 대한 원리금 회수는 어렵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웅진홀딩스가 개인을 비롯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현재 65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회사 신용만을 보고 담보 없이 투자한 개인 입장에서는 금융권이 우선적으로 채권 회수에 나설 경우 손실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이 칼자루인 주식을 쥐고서 웅진그룹 해체설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금융사라면 보다 넓은 틀에서 다양한 투자자를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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