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부사장.(사진제공=구글코리아)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최근 시행한 인터넷실명제도에서 보듯 각국 정부가 인터넷 개방성을 침해하는 규제 조치를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David Drummond) 구글 수석 부사장 겸 최고 법률 책임자(CLO)는 9일 서울 논현동 국제컨퍼런스 ‘빅텐트 서울 차세대 혁신을 향해’에서 각 국의 규제에 대해 ‘인터넷의 개방적 특성 유지’를 강조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인터넷 경제를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가 스마트한 규제”라며 “인터넷의 개방성과 글로벌적 특성을 감안한 정부의 협업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각국의 인터넷 규제에 대응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구글의 기본 원칙을 고수하며 현지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개방성·표현의 자유·사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등은 구글이 지켜야 할 원칙으로 고수하되, 이와 맞지 않는 부분은 각국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구글은 중국과 인터넷 검열과 관련해 마찰을 빚었으며, 국내에서는 와이파이(Wi-Fi)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 등에 대해 사용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국가별로 규제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그에 맞추지는 않을 것이며 인터넷 발전에 해가 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산업이 국내 경제발전 기여도에 있어서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의 평가에 따르면 인터넷 산업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6%”라며 “이는 주요 산업인 자동차나 전자 산업에 버금갈만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의 이유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보호’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개방성을 추구하고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해 사용자의 선택권을 넓힐 것”이며 “SW 관련 특허를 이용해서 혁신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특허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사용자들의 선택권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분쟁에 대해서는 “구글도 관여돼 있어 의견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다”며 “법적소송보다 혁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업계가 움직이기를 기대한다”고 그는 말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2002년 기업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구글에 합류했으며, 현재 법률·대정부 관계·기업 개발 및 신규사업개발 등을 맡고 있다.
그는 구글의 초대 고문 변호사로서 창업자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초기 구글의 기틀을 다지며 파이낸싱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기업가 정신 및 문화를 꽃 피우기 위한 방법’, ‘혁신과 인터넷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 등의 토론 및 이석우 카카오 대표·유주완 서울버스 모바일 대표 등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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