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삼성전자가 애플을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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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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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영훈 기자= 지난 달 19일 애플컴퓨터는 1주당 장중 705.0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잡스'가 없어도 애플의 홀로서기가 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애플 주가는 불과 1개월이 안돼 620달러대로 추락했다. '아이폰5'의 발표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삿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어떤가. 5월에 먼저 141만8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만든 이후 애플 랠리가 이어진 기간동안 고전했지만 여전히 130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삼성이 잇따라 쏟아내고 있는 갤럭시S3와 노트2의 인기는 3분기 실적에 잘 나타나고 있으며, 심지어 해외수요에 맞춘 미니도 곧 나온다고 한다. 4분기 이후 IM(정보기술모바일) 시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구글까지 가세한 ‘IT 혁신전쟁’은 오히려 가열되는 분위기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 라이프'는 철저하게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을 멀리했던 40~50대가 갤럭시 노트2를 찾고 있다는 휴대폰 판매사 직원의 얘기는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와이파이라는 무선 데이터 전송기술이 보편화됐듯 이제는 '192KHz' 고음질 음성전송이 가능한 ‘블루투스3.0’이 일상생활로 들어왔다. 지난해말 인텔이 발표한 풀HD영상 무선전송 기술인 '와이다이' 제품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굴뚝산업에까지 파급을 미친다. 노트북 컴퓨터, 태블릿PC 뿐 아니라 TV 등 백색가전과 자동차 교체 수요까지 이끌어 내고 있다. 애플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다면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혁신'을 이끌고 있다. 삼성이 만든 공유앱 '올쉐어'를 이용하면 삼성이 만든 스마트TV에서 갤럭시로 간단하게 유투브를 비롯해 보유한 HD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애플이 충전잭 하나까지도 그들의 것을 강요할 때 삼성전자는 새로운 젤리빈 O/S를 탑재한 구글의 넥서스(NEXUS) 고급형 패드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구글은 애플과 다른 길에서 IT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애플은 놀고 즐기는 감성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아이튠스에서는 하이파이적인 수요를 충족하며 음악을 듣고 아이폰으로는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를 자극했다. 하지만 구글은 다른 식으로 IT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지도검색을 시작으로 '구글 나우'와 같은 생활형 정보로 새로운 소비를 창출한다는 게 구글의 전략이다.

애플의 감성을 넘어서는 움직임은 이미 각 분야의 최고기업들을 중심으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뒷방 노인취급을 받는 소니는 그들이 가장 잘 만드는 캠코더 분야의 혁신으로 똑딱이 카메라에 풀프레임, 2430만화소의 최고품질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내놓아 마니아들까지도 놀라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하이엔드 오디오업체 린과 네임 등은 스튜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고품질의 음원을 집에서 들을 수 있는 네트워크플레이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생태계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그래도 변화는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삼성의 스마트TV는 느려떠진 구형컴퓨터를 탑재한 느낌이다. 요즘 나오는 최신 노트북을 그 속에 담았다면. 강력한 인터넷 환경에 필요한 공유시스템을 통합하는 허브의 기능으로 설계했다면. 광고만 믿고 실제로 제품을 구입해 사용한 첫날 느낌은 '속았다'에 가깝다. TV 화질은 정말 세계최고지만 콜레보레이션 관점에서는 아직도 멀었다는 얘기다.

하나 더. 삼성전자는 액면분할로 소액주주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확산되고 있는 반재벌주의를 차단하려면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재산도 불리고 배당금으로 연금을 대신하는 국민이 늘어나면 된다. 국민 주주들이 많아지면 삼성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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