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해외 주식형펀드들의 자금 유출이 심상치 않다. 최근 4년새 자금이 유입된 날이 160여일에 불과할 정도다. 올들어선 자금 유입일이 20여일에 그쳤다. 빠져나간 자금만도 3조원이상에 달했다. 지난 2008년 역대 최고점에 비해 불과 4년새 반토막이 난 셈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5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형펀드는 3조354억원의 자금이 순유출 됐다. 올해 들어 총 211거래일 가운데 23거래일만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순유입 금액은 2800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설정액 또한 연초 이후 4조8955억원이 감소해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 설정액(공모)은 26조8843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점이였던 지난 2008년(7월2일) 60조7290억원 대비 55.73% 감소했다. 이 기간 자금 유출입은 24조4460억원이 순유출됐으며 총 1093거래일 동안 168거래일만 순유입됐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 나갔다. 지난 2008년 이후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9조5495억원이 감소해 총 설정액은 7조1670억원이다. 이 기간 슈로더자산운용은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8조4188억원이 감소했으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6조2371억원이 줄었다. 이어 피델리티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각각 2조8700억원, 1조550억원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위원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주요 원인으로는 수익률 악화와 세제혜택을 꼽을 수 있다”며 “수익률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끊이지 않는 대외 악재로 해외펀드 수익률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형별로는 중국(홍콩H)펀드와 브릭스펀드에서 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국(홍콩H)펀드는 지는 2008년 7월 이후 10조8992억원의 설정액이 감소했으며 브릭스는 8조7121억원의 설정액이 줄었다.
반면 중국본토펀드로는 2조원 가량의 자금 유입을 보였는데 이는 적격해외기관투자자(QFII) 자격 취득 등으로 제한적으로 투자 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들의 자금 유입으로 풀이됐다. 중국본토펀드는 홍콩(H주)과 달리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QF∥자격을 받아야 한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해당 국가의 호재만 듣고 막연하게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형펀드의 기반은 해외보다 국내가 더 잘 다져왔기 때문에 국내주식형펀드가 안정적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배성진 연구위원도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해외 주식형펀드의 투자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자금 유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배 연구원은 “앞으로는 특정 섹터, 국가에 투자하기 보다는 다양한 투자처에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해외 채권형펀드와 탄탄한 재정을 가진 신흥아시아 관련 펀드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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