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날 뉴욕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 하락하며 지난 9월 4일 이후 처음으로 1만3000선이 깨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보다 2.3%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4% 떨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음에도 금융시장 내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주된 이유는 재정절벽 때문이다. 재정절벽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되면서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이다. 올해 말까지 의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부터 6000억달러의 세금 인상 및 정부지출 삭감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상원과 하원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우세로 나뉘면서 의회 간 불협화음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이 서로 강경한 입장을 내세울 가능성이 상당히 잠재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의회는 예산안에 대해 마비상태가 될 수 밖에 없고 미국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기적 재정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서 공화당 의원들이 세금 인상을 받아들이도록 설득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연방정부 복지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지출을 줄이는데 동의하면 재정절벽을 막기 위한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너 의장은 정치 지도자들이 내년 예산 변화에 따른 협상을 타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미국이 재정절벽을 피하지 못하고 부채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내년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도 이날 “정치권이 채무상환 능력을 안정화하고 궁극적으로 채무를 감축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정책들을 내놓는 데 실패한다면 신용등급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절벽 리스크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 인상과 기업규제 강화를 외치면서 투자자들이 재선을 못마땅해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금융산업 규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6%, JP모건은 5% 이상 하락했다.
다만 오바마 재선은 채권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했다. 양적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로 몰렸기 때문이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bp 하락해 1.64%로 하락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