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출제당국이 작년에 어려웠던 영역은 쉽게, 쉬웠던 영역은 어렵게 내 영역별 만점자를 고루 1%에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작년에 어려웠던 수리는 여전히 어려워 상위권을 변별할 핵심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언어영역은 조금 쉬워졌지만 고난도 문항이 있었고, 외국어도 난도가 꽤 올라가 작년 같은 ‘물수능’ 딱지는 뗄 전망이다.
◇언어는 무난했지만 수리 가, 나 모두 어려워=작년 수능의 영역별 만점자는 언어 0.28%, 수리 가 0.31%, 수리 나 0.97%, 외국어 2.67%였다.
올해 9월 모의평가의 만점자는 언어 2.15%, 수리 가 0.12%, 수리 나 0.30%, 외국어 0.27%였다.
수능출제본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만점자 1%에 맞추기 위해 작년 수능이나 올해 모의평가에서 만점자가 적었던 과목은 어렵게, 만점자가 많았던 과목은 쉽게 냈다고 밝혔다.
또 EBS교재와의 연계율을 70% 수준에서 유지하고 아주 생소한 문제는 내지 않지만 약간의 변형은 했다고 밝혀 ‘쉬운 수능’과 ‘변별력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언어영역에서는 출제당국의 이런 의도가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작년 수능보다는 쉬웠지만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웠다”는 반응을 내놓았
다.
현장 교사들과 입시학원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으면서 만점자가 1%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수리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작년 수능 때 많이 어려웠고,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는 더 어려워 이번엔 쉽게 나올 것으로 전망됐던 수리 가는 상당히 어려웠다.
작년 수능에서 만점자가 1%에 근접했던 수리 나도 많이 어려워졌다.
◇변별력 갖춘 문제 많아=만점자 비율과는 별도로 상위권의 변별력은 핵심 고난도 문항이 좌우한다. 특히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하는 주요대학의 정시모집에서는 고난도 문제 1개가 당락을 결정짓기도 한다.
이번 수능에서는 비교적 무난했던 언어 영역에도 고난도 문항이 포함되는 등 출제당국이 변별력 확보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에 속한 김용진 동대부고 교사는 “작년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고 최고 난도 문제는 작년보다 상당히 줄어서 만점자 비율은 늘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변별력 문제가 상당수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사는 “과학지문으로 이상기체와 실제기체의 상태방정식을 다룬 30번, 31번 문항 등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수리의 경우 지난해와 유형은 비슷한 문제가 많았지만 어려운 문제가 뒷부분에 집중 배치됐다.
대성학원 이영덕 이사는 “가, 나 형 공통문제인 30번이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으로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고난도”라고 지적했다.
또 “가형의 경우 어려운 문항이 뒷부분에 많이 출제돼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많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이며, 최고난도 문항도 어렵게 나왔다”고 말했다.
외국어는 빈칸 추론 문제와 문단순서 배열 문제 등이 고난도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빈칸 추론 문제 6문항 가운데 4문항이 다소 학생들에게 어렵게 다가왔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같은 상담교사단의 오창민 동일여고 교사는 “27번 등 빈칸 채우기 문제는 지문 주제가 어려워 중상위권 학생까지는 어렵게 느낄 수 있다”며 “최상위권은 소화할 만한 수준이라 만점자는 1% 에 근접하게 나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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