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서울 청담동 마이클슐츠 갤러리 서울에서 백민준의‘심취(infatuation)’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동양철학과 버무린 ‘쉼' '풍류’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번전시에는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도널드 덕이 등장하는 조각 5점을 선보인다.
지긋이 눈을 감고 물 위에 나뭇잎 배를 띄우는 미키 마우스는 남을 웃기기 위해 단 한 순간도 버릴 수 없었던 욕심을 내려 놓으며 동양의 공(空)사상을 음미하고 있다.
도날드 덕도 눈을 지그시 감고 작은 대야에 들어가 명상을 즐긴다. 가슴에 파란 생명의 별을 단 108개의 어린 좌불상도 눈길을 끈다. 마치 넓은 우주 속 고요함을 즐기는 모습이다.
편안한 옷차림으로 앉아 정성스럽게 사과를 깎고 있는 조각상 ‘삭빈과피’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심취’를 대표하는 작품. 사과를 깎는 행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작은 일이라도 온 힘과 마음을 다해 행(行) 하다 보면 도의 경지에 까지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빠름 빠름'하는 세상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고개를 파묻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좀 쉬어가자'는 작가의 염원이 담겼다. 전시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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