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최대 수입처인 유럽이 높은 공급가를 이유로 가스프롬이 공급하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줄여나가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도 독립가스회사들이 가스프롬의 지분을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 경제일간 ’베도모스티‘ 등 러시아 언론 매체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가스프롬의 국내 장기가스공급 계약의 약 40%가 내년 말 종료되는 가운데 기존 가스프롬 고객의 상당수가 다른 회사로 구매선을 옮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스프롬이 연 간 약 88억㎥ 규모의 가스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근년들어 가스프롬은 지속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잃고 있다. 전력회사(28%), 일반 주민(21%), 공공서비스(15%), 농업(7%), 제철(7%) 분야 등의 주요 고객들이 다른 회사로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2007년 3천70억㎥였던 가스프롬의 국내 시장 공급량은 2011년 2천810억㎥로 떨어진 뒤 올해 2천700억㎥까지 줄었다.
가스프롬의 가장 큰 문제는 국내 경쟁사들의 도약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겐나디 팀첸코가 대주주로 있는 독립가스회사 노바텍이 2009년부터 가스프롬의 지분을 맹렬히 잠식해 가고 있다.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티와 민간석유회사 루코일 등도 가스 시장에 손을 뻗으며 역시 가스프롬의 지분을 빼앗아 가고 있다.
2002년 88%에 달했던 가스프롬의 국내가스생산 비중은 현재 76%로 떨어졌다. 급성장 중인 노바텍은 2020년까지 생산량을 지금의 두 배인 연 1천125억㎥로 늘일 계획이다. 노바텍은 지난해 이미 국내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약 540억㎥의 가스를 공급했다.
루코일은 현재 연 190억㎥인 가스 생산량을 2020년까지 700억㎥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연 120억㎥의 가스를 생산하는 로스네프티도 2020년까지 450억~550억㎥로 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가스프롬의 단골 고객들이 다른 회사들로 떠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국영전력회사 ’인테르 RAO‘ 산하 발전회사 ’OGK-1‘로 2011년 가스프롬에서 소비 가스의 57%를 구매했던 발전사는 내년에는 이 비중을 20%로 줄일 예정이다. OGK-1는 대신 가스 수요의 상당 부분을 로스네프티에서 구매할 계획이다.
대형 전력난방회사 예온(E.ON)과 포르툼도 올해 노바텍으로 구매선을 옮겼으며 철강회사 메첼과 MMK도 노바텍과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에는 또다른 거대 철강회사 세베로스탈이 노바텍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가스프롬의 해외 수출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주요 고객인 유럽 수입국들이 비싼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줄이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발트3국인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에 이어 핀란드가 지난 5월 LNG 수입 터미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핀란드 에너지 그룹 가숨(Gssum)은 2억~4억 달러의 건설비를 들여 2018년까지 LNG 터미널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핀란드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폴란드 국영가스회사 PGNiG도 올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15%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럽의 압력에 못이긴 가스프롬은 올해 초 프랑스, 독일, 슬로바키아, 터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가스회사들에 대해 가스 공급가를 10% 낮추는 양보 조치를 취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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